행복을 꿈꾸는 교사와 아이들

자연과 함께 스스로 커가는 교육 활동

2014.06.26 17:18:14

청주 월오동에 위치한 친구네 어린이집 식구들이 다 모였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이 스스로 커가는 교육에 즐거워하고 있다.

꺄르르~ 웃음소리가 들린다.

삼삼오오 재잘대며 아이들이 손을 잡고 한 곳을 향해 달린다. 아이들이 즐거운 기분으로 이렇게 달려간 곳은 바로 어린이집. 청주 월오동에 위치한 '친구네 어린이집'이 그곳이다.

이미 청주에서는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적잖은 입소문을 탄 곳이다.

"나팔꽃~! 바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아이들. 선생님을 부르는 소리다.

아이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자 이 곳 교사들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별명을 사용한다. 친구 같은 교사를 꿈꾸는 나팔꽃(박공규)원장은 2005년 9월에 공동육아의 교육이념으로 아이들에게 더불어 사는 삶을 알게 하고자 이 곳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매일 계속되는 바깥 나들이가 제일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 주도하는 나들이 길, 자연과 사람을 만나면서 배우고 획일적이지 않고 모든 것을 통합하는 교육이 참 교육이라고 말한다.

텃밭을 가꾸며 고사리 손으로 농작물을 수확하고, 산에 올라 자연을 만나고 개울에서 물장구를 친다. 추수가 끝난 빈 논에서는 모닥불을 피워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 먹는다.

얼마 전 지난 단오는 매년 중요한 행사이다. 부모와 학생들, 졸업생과 그들의 부모까지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잔치를 벌인다.

손에 손을 잡고 서로를 안아주며 한쪽에서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리취떡을 만든다.

아이들의 씨름은 보는 어른들의 입가에 미소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겨라! 이겨라!" 편 가르는 응원이 아닌 "잘한다! 잘한다!" 응원 구호 안에서도 아이들을 향한 교사들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특이한 점은 엄마들이 주도하는 학부모의 모임이 아닌 아빠들이 모임을 만들어 크고 작은 행사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이다.

나팔꽃 원장은 "어른들이 기대하는 것들만 잘하는 아이들만 인정받고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을 인정해 줘야 한다"며 "내 아이만 우선되고 존중되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주변 아이들을 우리의 아이로 함께 키워나가는 부모님들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왜 많은 아이들이 실내 활동보다 바깥 놀이를 더 즐거워하는지,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빼앗아 온 것이 무엇인지, 자연친화적이고 체계적인 경험과 놀이들이 얼마나 즐거운지, 그것이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성숙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위기의 대처 능력이 생기는지 기억하고, 얼마나 소중한가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저녁이 되어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러 왔다. 선생님·친구들과 떨어지기 싫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살짝 서운한 부모의 표정이 비친다.

/ 신정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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