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총기사고와 인성교육

2014.06.25 15:37:50

김효겸

대원대 총장

육군22사단 경계부대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최전방 GOP(general outpost : 민간통제지역내)에서 발생한 총기사고가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총기난사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수색대가 숲 속에 은신한 탈영병 임(22) 병장을 발견해 다가서자 임 병장은 총을 쏴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임 병장이 쏜 총에 맞아 장교 한명이 팔에 관통상을 입었다.

임 병장은 탈영 당시 K-2소총과 실탄 60여발을 챙겨 달아났다. 가슴쪽 총격 자해 직후 생포됨으로써 사건이 종료되었다. 이로인해 1군 1만명의 병력이 소모전을 벌이게 되었다. 이 사고로 군의 기강해이 허점이 노출되었다. 그물 뚫린 검문망, 허술한 탄약관리, 관심사병 특별 인성교육의 부재를 보면서 분노가 치민다.

동부전선인 강원도 고성에 자리잡는 22사단은 큰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30년전인 1984년 6월에는 23명의 총기 사상자가 발생했다. 역대 최악의 대형 총기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22사단 56연대 4대대 소속이었던 조모 일병은 생활관에 수류탄을 투척하고 자고 있던 동료 사병들에게 난사했다. 이로 인해 12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군 당국은 사건 3일뒤에 북한 대남 방송을 통해 조 일병의 월북 사실을 확인했다. '군의 가혹 행위 때문에 월북했다'고 밝혔다.

2004년 6월에는 대대본부에서 불침번 근무를 서던 송모 이병이 총기와 실탄 15발을 휴대한 채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8시간만에 붙잡혔다. 2008년 10월에는 경계근무중이던 원모 이병이 소총으로 자살했다. 2012년 3월에는 22사단 해안초소에서 박모 일병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었다. 부대측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대대장이 보직해임됐다. 2005년에는 예비역 중사 정모씨 등 2명이 K-2소총 2정, 수류탄 6발, 실탄 700정을 탈취했다가 군경합동수사반에 의해 한달만에 검거됐다.

2005년에는 어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1척이 월북했고 2009년 10월에는 민간인이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사실이 북한의 통보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 등 5명이 보직해임됐다. 2년전에는 '노크 귀순'사건이 발생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2년 10월에 북한군 병사가 넘어와 생활관 문을 두드렸다. 그때까지 해당부대는 철책이 절단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로 인해 장성 2명과 영관급 장교 2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상의 일련의 사고를 보면서 군 기강이 얼마나 해이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허술한 안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없다. 철통같은 안보정신이 국민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군22사단의 거듭된 총기사고를 보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재발을 철저히 막았어야 했는데 총기사고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이참에 재발방지 대책에 만전을 기하길 촉구한다. 거군적인 측면에서 근원적 대책을 수립하길 바란다. 제2의 22사단이 나오지 않길 당부한다.

관심사병에 대한 인성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심층있게 검토하길 바란다. A급 관심사병의 철저한 인성검사와 A급 관심사병을 B, C급으로 하향분류해서 총기사고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군인 20%가 관심사병이고 요주의 A급만 1만7천명이라고하니 심히 우려스럽다. 더구나 전문지식이 없는 소대장이 상담을 맡고 있다니 더욱 걱정이 된다. 군에서 인성교육을 강화해주길 촉구한다. 인성검사만 실시할게 아니라 '인성교육'을 통한 군의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강화토록 당부한다. 인성교육은 인간성의 근본뿌리다. 가정과 학교, 군, 사회에서 인성교육의 토양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어느 한쪽의 한정된 의무적 교육이 아니기 때문이다. 총체적인 의무인 동시에 책무라고 생각한다. 강한 군대는 지휘관과 병사, 병사와 병사간의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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