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 ①충주 행복한 교회 / 예가건축사사무소

2008.05.23 23:35:59

충주 행복한 교회 전경

편집자 주

지금은 디자인 시대이다. 도시 디자인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이 곧 건축물이다.
전국 지자체별로 도심 가꾸기 추진이 활발해지며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북지역도 외국 선진도시와 마찬가지로 가로가 잘 정돈되고 깨끗한 분위기와 편암함의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과 지역 특성을 살려 조화로운 건물로 이목을 집중시킨 충북지역 아름다운 현대 도시 건축물을 소개해 새로운 문화트렌드의 방향을 제시해본다.

건축사의 개성이 두드러지면서 지역의 특성과 건축물의 사용 의도에 맞아 인근 풍경 속에서 부담없이 조화로움이 베어 있으면서 사용하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드는 건축물이 있다.

도시와 건축을 함께 이해하고 설계한 예가건축사사무소 박대융(52·충북도건축사회장) 소장의 결과물인 충주시 교현동의 자연녹지에 자리잡은 ‘행복한 교회’는 그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도시에서 가장 부족한 공간을 채우기 위해 박 소장이 채택한 것은 바로 녹지공간이다. 자연녹지공간에 인근 환경과 시민들이 어우러지도록 건축했다.

충주 외곽지역 충주시민들이 가장 사랑하고 많이 이용하는 남산 등산로 초입의 과수원 부지를 농지전용해 건축하게 된 행복한 교회는 건축 설계가 주변 자연의 조화로움과 건축사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

행복한 교회는 한국의 토착적인 건축언어인 전통가옥의 처마와 같은 이미지로 전면 지붕를 쭉 뻗어 날아 갈 듯한 처마를 마련했다. 이곳 처마 그늘아래에서는 여름 주일학교 성경공부도 하고 교인들이 삼삼오오 야외 테이블 주위에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적별돌로 외피를 감싸고 구조 부분은 수평띠로 강조, 주·부 계단의 수직적 디자인 요소와 전면 부분은 화강석으로 설계해 웅장하지만 따뜻하고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썼다.

'충주 행복한 교회' 예배실(좌)과 까페

교회안은 타원형의 평면에 목사와 교인들이 가깝게 대화하듯 말을 전하고 서로의 표정과 몸짓하나 공유할 수 있는 친근한 예배실이 단연 눈에 띈다.

천장을 통한 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강단은 예배실 상부 고측창에서 밝은 빛이 비추며 양측면에는 한쪽으로 충주시내를 향해 열린 창과 한쪽은 남산 자락을 향한 열린창이 마주보고 있어 자연을 담은 설계자의 배려가 돋보이기도 한다.

천정은 반사재로 사용하고 벽면은 흡음재를 사용해 찬양이 아름답게 울리도록 해 교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예배 공간을 연출했다.

1층에는 식당을 겸한 다목적실과 북 카페의 기능을 가진 친교실로 계획해 시민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정겨운 느낌이 든다. 3층은 예배실로 하늘과 만나는 공간으로 설계됐고, 옥탑은 십자가 탑 하부에 조그만 기도 공간을 마련해 슬픔을 가진 교인들이 하늘의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곳까지 설계자의 손길이 닿아 있다.

행복한 교회의 둥근 타원형 건물 주변에 산책로를 마련해 교인뿐만 아닌 모든 시민들이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쉬어가고 싶은 교회, 즉, ‘열린 교회’, ‘자연과 어우러지는 교회’로 박 소장의 설계 의도대로 자리 잡았다.


/ 최영덕 기자 yearmi@naver.com

충주 행복한 교회 전경

△박대융 소장 인터뷰 - 모든 사람에 친근한 공간 설계 역점"

“좋은 건축물은 건축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지난 2002년 가을 행복한 교회 목사로부터 교회 건축 설계를 의뢰 받은 박대융 소장은 “교회는 광야 같은 이 시대에 무엇인가 표현하기 어렵지만 행복한 공간이 돼야 한다”며 “하나님을 만나는 행복감, 목자와 양이 만나는 설레임과 즐거움이 넘치는 공간이어야 하겠다”고 교회 설계 방향을 잡았다.

박 소장은 “종교적 특성과 자연의 만남으로 웅장하고 딱딱한 교회의 이미지를 탈피해 모든 사람들이 쉼터처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라며 “건축사들이 평가해서 좋은 건축물이 아닌 사용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며 건축물의 상징성과 경제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 소장은 이어 “현재의 건축환경은 땅값이 비싸고, 시공비가 높다보니 설계를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며 “한국은 설계자가 맡은 역할이 너무 작아져 있다. 건축가가 수요자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한 흔적이 많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이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 약력

박대융 예가 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은 부산 대학교 건축공학과와 충북대학교 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표작으로는 충주 행복한교회, 태백 순복음교회, 보슬유치원 생활관, 울산 시민교회 등이있다. 충북도 건축상 동상, 충주시 아름다운 건축물 장려상(1999년), 우수상(2002년,2004년)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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