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로 분주한 '청주육거리시장'

상인들, 명절 앞두고 매출 증가로 웃음
상인회 직원도 몰려드는 손님에 분주
일부 상인들, 반짝 매출 증가일까 걱정

2015.02.15 18:33:21

설 명절을 나흘 앞둔 15일 청주 육거리시장이 제수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띠고 있다.

ⓒ김태훈기자
"설 명절 때문에 숨통이 트였어요."

경기한파로 움츠렸던 청주육거리시장이 설 명절을 앞두고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청주육거리시장은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에 움츠렸던 노점상도 모처럼 밀려오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A(여·53)씨는 손님맞이에 쉴 틈이 없었다.

설 명절 차례상에 올려놓을 음식을 예약하는 손님들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청주육거리시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몰려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김동수기자
세월이 변한만큼 제사음식을 시장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늘어 설 명절을 앞두고 밀려드는 주문으로 A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16일부터가 진짜 전쟁이죠. 그때부터는 잠시라도 허리를 못 펼 정도예요. 더군다나 요즈음 제사음식 대부분을 반찬가게에서 사가는 경우가 많아요."

평소보다 2~3배 매출이 늘었다는 A씨는 그나마 덜 바쁜 편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절반 정도 줄어 힘들어했다던 A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손님이 몰려들었다.

지난 13일 오전 11시30분께 청주육거리시장은 상인들이 내놓은 물건과 시장을 찾은 손님들로 설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김동수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이곳을 찾은 손님들의 연령과 지역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물품만큼이나 다양했다.

젊은 주부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 미원, 문의 등 청주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손님들도 상당수였다.

이날 재래시장을 찾은 결혼 3년차 B(31·분평동)씨 부부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명절에는 편리한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을 찾는다는 그는 마트에 비해 정이 넘치는 분위기를 재래시장의 장점으로 꼽았다.

"아무래도 대형마트가 편리하긴 하죠. 하지만 마트의 상품은 기계로 찍어낸 듯한 인상을 받아요. 그래서 명절 전에는 정감도 있고 정성이 담긴 듯 한 인상을 주는 시장을 매번 찾아와요."

지난 13일 오전 11시30분께 청주육거리시장에는 상인과 손님들이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김동수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바빠지는 건 상인회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차량의 주차관리를 맡은 C(58)씨가 연신 '오라이'를 외치고 있었다.

명절이 다가오면서 평소보다 손님이 30~40% 늘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명절 대목에도 웃지 못했다.

위축된 소비심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반짝 설 대목만으론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대목 후 찾아올 불황이 벌써부터 걱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30년째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D(49)씨는 명절 대목이 다가오면서 매출이 50% 이상 늘었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설 대목 때는 당연히 매출이 증가하죠. 아무래도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구정이 끝나면 다시 평소와 같아져 오히려 설 명절 때 매출이 증가한 만큼 허탕을 칠까봐 걱정이에요. 매일 오늘만 같았으면 좋을텐데…."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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