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 유흥가 ‘삐끼 주의보‘

손님 1명당 5만∼10만원씩 챙겨

2007.04.24 01:28:00

최근 청주시내 유흥가를 중심으로 일명 ‘삐끼’를 따라갔다가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주 청주 용암동에서 동창모임을 가진 K모(42)씨는 1차 술자리를 한 뒤 “양주와 여성접대부 마사지를 단돈 8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는 삐끼를 따라 친구들과 근처 노래궁에 들렀다 곤욕을 치렀다.

과일안주와 양주 2병을 먹고 난 후 그가 술값으로 계산한 돈은 무려 180만원.

몇 시간을 추가로 놀아 아가씨 봉사료가 많이 나왔다는 게 업주의 설명이었다.

술값은 그렇다 하더라도 K씨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K씨는 물론 평소 술을 잘 마셨던 친구들까지 룸 안에서 정신을 잃었던 것.

K씨는 “삐끼의 유혹에 넘어가 러브샷을 연거푸 권하는 여성 접대부의 술잔을 받았다가 정신이 몽롱해 졌다”며 “엄청난 술값을 항의하기도 했지만 건장한 체격의 남자 3~4명에 둘러싸여 돈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청주 봉명동에서 술에 취해 친구들과 삐끼를 따라갔다는 L모(36)씨 역시 양주 6병에 220여만원의 술값을 지불하고 나서야 번쩍 정신이 들었다.

“다른 곳 보다 50%이상 싸다”는 말에 전라도 말투의 삐끼를 따라 나섰던 L씨는 “정신을 차려보니 양주병과 안주가 테이블위에 수북이 쌓여있었다”며, “언제 마셨는지도 모르겠고, 터무니없이 비싼 술값에 항의 했지만 신용카드를 빼앗겨 강제로 술값을 계산하듯 하고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주시내 하복대와 용암동, 봉명동 등 유흥가에서 ‘술을 싼값에 마실 수 있다’는 삐끼에 이끌려 유흥주점으로 향했다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최근 종종 발생하고 있다.

청주시내 모 업주는 “용암동과 하복대지역의 삐끼들이 최근 손님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뜸한 봉명동지역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타 지역에서 팀으로 오는 경우가 많고, 업소와 합의를 거쳐 손님 1명당 5만~1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 A씨는 “업주들이 모여 삐끼영업을 하지 말자고 결의를 해도 돈이 되다보니 몰래 삐끼를 쓰고 있는 업소가 여전히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삐끼에게 따로 돈을 지불하다보니 술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상황에 대해 첩보가 올라와 있지만 피해자들이 신분노출 등으로 진술을 꺼려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싸구려 양주에 이온음료나 자양강장음료를 배합한 가짜양주를 마셔 정신을 잃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단 삐끼에 걸려들면 강금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삐끼를 절대 따라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 박재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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