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사회의 악성 풍토병

2015.10.06 14:40:23

[충북일보] 충북에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로 인해 한 개인이 일생을 두고 목표하고 노력해서 달성한 명예와 지위가 땅에 떨어지기 일쑤다.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요즘 바이러스가 더 강해지고 그로 인한 증상도 더 심해지고 있다. 한데 치료는커녕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조차 없다.

이 바이러스는 속칭 카더라 통신이다. 음해성 투서와 무고 등도 이 범주에 속한다.

남 잘되는 꼴 못보는 행태 만연

얼마 전 필자와 저녁에 술 자석을 함께한 중소업체 사장의 넋두리가 가슴에 와 닿았다. 그는 청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날 함께했던 여러 지인들이 바라보는 충북 지역사회 풍토는 '우려스럽다'로 귀결됐다. 충북발전을 저해하는 악성 풍토병이 있다는 것이다.

술 자석에서의 푸념으로 넘기기에 앞서 이 메시지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잘못된 지역사회의 풍토는 지역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들먹인다.

그만큼 우리민족은 남 잘되는 꼴을 못 보기도 하며 시샘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정서가 유난히 심한 곳이 충북이란다. 그 중에서도 청주지역을 손꼽는다.

충북은 내륙도로서의 지정학정 위치와 변화, 상대적 후발성 등으로 인해 애향(愛鄕)의 숱한 미덕에 비례하는 폐쇄성, 편협성, 배타성이 짙은 곳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인지 전국에서 음해성 투서가 많은 곳으로 손꼽힌다. 이는 오랜 시간 지역의 극복 과제로 대두돼 왔다.

건전한 지역사회를 저해하는 범법행위는 지위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다스리고 예외가 인정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더 이상 각종 비리가 자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렇다. 각종 비리 연루자들도 범법자들이지만 음해성 투서·고발과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있는 사람들도 범법자와 똑같다. 음해성 투서 등으로 지역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때론 한 개인의 삶을 훼손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그동안 지역·계층간 이해관계에 얽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소모적인 싸움을 하는 것을 수없이 경험했다. 그 때마다 충북의 미래를 걱정해서 화해와 일치를 호소하며 중재에 나서는 어른이 나타나길 고대했지만 그 어디에서도 '참 어른'은 없었다.

오히려 그 틈을 이용해 자리나 명예를 챙기는 '노탐'만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온갖 세속적 일에 관여하며 위선적 권위와 독단으로 주민을 호도하기 일쑤여서 상실감만 안겨주었다.

더 큰 문제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는 지역사회의 풍토다. 재능을 갖춘 쓸 만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고사하고 흔들어 상처를 입힌 경우가 허다하다.

폐쇄적이고 편협한 사고 버려야

학연, 혈연, 지연, 패거리 문화에 얽힌 폐쇄적이고 편협한 충북인관도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충북사회 각 분야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일관적인 흐름을 견지하고 추진할 큰 인물을 키워내려는 발상 전환이 요구된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창의적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적자원이 개인과 조직은 물론 지역 경쟁력 결정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겸허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서로 깎아내리고 힐난할 게 아니라, 힘을 모아주고 격려하며 더 잘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충북(인)이 앞날을 발전적으로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신뢰부터 쌓아야 함이 우선순위일 것이다.

삶의 터전을 일구면서 배려하는 지역 사회풍토 확립만이 성장 속 빈곤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평생 남의 험담은 고사하고 결점마저 거론 하지 않았던 황희(黃喜) 정승이 오늘날 존경받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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