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손으로 대형화재 막았다

청주 운천동 마트 외부 재활용품 분리수거장
복대시장 폐건물 잇단 화재
인근 시민 발 빠른 진화작업 '귀감'

2016.02.23 19:43:22

[충북일보] 서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시민들이 한 데 힘을 모아 대형화재를 잇따라 막아냈다.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긴급상황이었기 때문에 시민들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지난 22일 오후 6시55분께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마트 외부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에서 강한 불길이 치솟았다.

마트 외부에서 시작된 불은 마트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로마다 차량이 몰리는 퇴근 시간이어서 소방당국의 빠른 도착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때 인근 오피스텔에 근무하는 박노성(25)씨가 소화기를 들고 달려왔다.

지난 22일 오후 6시55분께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마트 외부 재활용품 분리수거장 화재 당시 인근 오피스텔에 근무하는 박노성(25)씨와 시민들이 화재진압에 사용한 소화기가 현장에 남아있다.

ⓒ박태성기자
불이 난 마트 철제 펜스 밖 오피스텔에 있던 박씨가 화재 사실을 알고 오피스텔 소화기를 가지고 나온 것이다.

그는 "잠시 오피스텔 밖으로 나왔는데 '소화기 소화기' 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며 "인근 마트에 불이 난 것을 알고 오피스텔에 있던 소화기를 가지고 뛰었다"고 말했다.

소화기 5~6개를 옮긴 그는 펜스를 넘어 직접 불길을 잡기 시작했고 뒤늦게 화재 사실을 안 오피스텔 직원 등이 추가로 소화기를 들고 나왔다.

박씨와 인근 시민들, 마트 직원 등 10여명은 20여개의 소화기로 진화작업을 벌였고 불길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박씨는 "오피스텔이 최근에 지어져 입주자들에게 나눠줄 소화기를 보관하고 있었다"며 "빨리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불을 완전히 끄진 못했지만 이들의 발 빠른 진화작업 덕에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았고 곧이어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에 의해 진화작업은 마무리됐다.

23일 청주복대시장 한 폐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역시 시민 활약 덕에 큰 피해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 복대시장 인근에 10여년째 빈 건물로 방치 중인 상가건물 외부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인근에서 떡방앗간을 운영하는 김두현(41)씨는 이상한 냄새에 가게 밖으로 나왔다가 불이 난 사실을 알게 됐다.

23일 오후 1시45분께 청주복대시장 인근 폐건물에서 난 불을 비상소화장치를 이용해 진화한 김두현(41)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김씨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가게 인근 '비상소화장치'로 달렸다.

이곳에서 소방호스를 풀어 불이 난 곳으로 항했고 진화작업을 벌여 큰 불길을 잡았다.

김씨는 "4~5개월 전 소화장치를 설치할 때 소방관 등으로부터 소화장치 사용법을 교육받았다"며 "그 때 배운대로 소화장치 문을 열고 호스를 꺼내 불을 껐다"고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22일 불이 난 마트의 경우 3년 전께 새벽 시간 불이 나 큰 피해가 있었던 곳"이라며 "마트화재와 폐건물 화재 모두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었지만 시민들의 발 빠른 대응이 큰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