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수색도 성과 없이 마무리…유기된 시신 '오리무중'

경찰, 강력·형사팀 등 경력 30명에 탐지견까지 동원
계부 지목 장소 등 모두 10곳 파헤쳤으나 발굴 실패
"프로파일러·거짓말 탐지기로 거짓진술 조사 방침"

2016.03.21 19:32:44

21일 오후 1시께 '청주 4세 의붓딸을 암매장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계부 안모(38)씨와 함께 진천군의 한 야산에서 2차 시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속보= '청주 4세 의붓딸 암매장' 사건과 관련, 경찰이 2차 시신 수색에 탐지견을 동원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1일자 2면>

하지만 이날 수색작업 역시 숨진 승아(당시 4세)양을 발견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면서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안씨가 유기 장소로 지목한 야산에서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시신을 다른 곳에 유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색탐지견 동원 수색… 시신 발견 못해

21일 경찰은 숨진 승아양이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진천 한 야산에서 구속된 안모(38)씨가 동행한 가운데 2차 수색작업을 벌였다.

'숨진 아이를 이불에 감싼 뒤 진천의 한 야산에 1m50㎝ 가량을 구덩이를 파 유기했다'는 안씨의 진술을 토대로 시신을 찾는 데 주력했다.

이날 수색작업에는 강력·형사팀 8명 등 30여명의 경력과 수색탐지견(대전·대구지방경찰청) 2두, 굴착기 등이 투입됐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안씨가 지목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모두 10곳을 파헤쳤지만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수색작업은 중단됐다.

◇ '진천 야산에 숨진 딸 묻었다' 일관된 진술

2차례의 집중 수색에도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안씨가 숨진 승아양을 다른 곳에 유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2차 수색작업에 참여한 굴착기 기사는 "땅을 조금만 파내도 돌 무더기가 나오는 곳이 있다"며 "이런 곳은 삽으로 땅을 파기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씨는 일부 진술을 번복하면서도 유기장소에 대해서는 당시 주변 환경을 구체적인 진술하는 등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안씨는 경찰에서 "시신을 유기하러 온 날 주변 다른 산으로 갔다가 땅이 딱딱해 이곳(유기 진술 야산)으로 왔다"며 "당시 길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고 20~30m정도 산을 올라 아이를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이곳에 아이를 묻은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가 진술하는 이동 동선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안씨가 유기 장소를 밝힌 야산을 중점 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거짓 진술을 찾는 데 수사력 집중

경찰은 안씨를 상대로 한 1·2차 피의자 진술의 모순점, 즉 거짓 진술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최초 조사에서 안씨는 '회사에서 퇴근해 9시께 집에 와서 아내가 아이를 숨지게 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날 바로 아내와 진천으로 가 아이를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현장수색을 마친 뒤 진행된 2차 조사에는 '아내가 2~3차례 아이의 머리를 욕조에 담궜다', '숨진 아이를 유기하기 전 베란다에 2일 정도 방치했다'는 등 일부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와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동원해 추가적인 안씨의 범행이나 시신 유기 장소 등 혹시 모를 안씨의 거짓 여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속타는 경찰… 뻔뻔할 정도로 여유로운 안씨

경찰수사 직후 사건의 핵심인물인 친 엄마 한모(여·36)씨가 숨진데다 유기된 승아양 시신 발견까지 늦어지면서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피의자 안씨는 수색 현장 등에서 다소 뻔뻔할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복수 수사형사들의 말이다.

다시 말해 안씨가 범죄 사실에 대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2차 수색작업에서 이동경로 등을 묻는 수사형사 등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변을 하며 농담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청주지법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안씨는 다른 피의자들에 비해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사형사는 "현재까지 지켜본 안씨에게서 죄책감이나 반성의 기미 등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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