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호국영령들이시어

2016.03.22 18:57:01

바야흐로 봄이다.

봄은 누가 뭐래도 꽃들의 세상이다. 3월의 활력이 넘실댄다.

매화축제, 산수유꽃축제, 벚꽃축제가 남녘땅을 수놓으려 준비 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을 타고 꽃소식이 청주까지 올라온다는 소식이다.

6주기…아픔은 그대로다

그 속에서 울부짖음이 피어난다. 평택 제2함대에 있는 두 동강이 난 '천안함'에서다.

종잇장처럼 구겨진 절단면은 당시 사지가 찢어진 아픔을 그대로 전한다. 폭침 그날 파편 사이로 46명 전사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달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지 꼭 6년째 되는 날이다. 분단국가의 상징적 비극의 날이다.

2010년 3월 26일 밤.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천안함이 침몰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국민을 큰 혼란에 빠지게 했다.

그날 이후 수색 및 구조 과정과 침몰 원인 등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극단적인 이념 대립 양상으로 이어졌다.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사건'이라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일각에서 '천안함 좌초설'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법정에 까지 서게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정부가 천안함 사고 원인을 조작했다"며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했던 서프라이즈 대표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판결을 위해 5년6개월간 사건 심리를 하면서 47차례의 공판을 열었다. 모두 57명의 증인을 상대로 신문을 했다. 군사 기밀 등이 담긴 각종 문건에 대한 검증 작업과 현장 조사도 실시했다. 재판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사를 다했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를 통해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에 의해 폭발한 것이며, 신씨가 주장하는 좌초설은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한때 천안함 폭침에 대해 국민의 20% 정도가 북의 소행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도 제시되기도 했다.

4.13총선을 앞둔 지금도 좌초설은 현재진행형이다. 좌편향적 일부 단체들의 행보다.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 안에 대칭적인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케 했다.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천안함 폭침 이후 연평도 포격사태에서 또 한 번 흔들릴 뻔했다.

북한은 줄곧 서해를 통한 군사도발을 해왔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외에도 지난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등 대남도발이 잇따랐다.

이 모두가 공산주의 전략전술상 '힘의 시험'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나름의 전략 전술적 원칙에 따라 시기를 선택하고 일을 저질렀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드러났듯이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었다.

한국의 국론은 크게 분열됐다. 정부 불신과 정쟁의 대상이 됐다. 우리는 그 시험에서 약점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반면 북한은 손해를 본 게 없다. 남한은 군사적 응징도 제대로 못했다. 북한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도 여전히 북한을 감싸왔다.

국가안보가 가장 먼저다

천안함 폭침 6주기 앞둔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나.

무엇보다 국가안보를 최우선 시 생각했으면 한다. 천안함의 절단이 상징하는 또 하나의 현상은 우리 정부 내부의 안보적 혼선이었다. 현 정권 뿐 아니라 역대 정권, 특히 좌파 10년의 정권에서 누적된 안보 불감증은 우리의 국력이 두 동강 나있음을 상징했다.

최근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경제·외교적 사안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우리 정부는 강력한 대북 정책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초강경 대북제재를 발효했다. 한반도 긴장 분위기가 최고조다. 그 만큼 NLL인근에서 북한의 국지적 무력도발의 가능성이 높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저 그렇게 잊혀져 가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국가안보를 위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온갖 의혹과 추측으로 사회적 혼란을 유발시키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튼튼한 안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민의 호국정신 함양이 우선이다.

천안함 호국영령들이시어, 이 나라를 굽어 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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