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4세 의붓딸 암매장 사건' 시신 발굴 없이 경찰수사 마무리되나

심리 수사·디지털 기법 등 5차례에 걸친 수색작업
아무런 성과없이 중단… 경찰 추가 발굴작업 계획
수사 과정서 안씨, 숨진 한씨 폭행 사실 추가 확인

2016.03.27 18:44:45

지난 26일 오전 11시30분께 진천 한 야산에서 진행된 '청주 4세 의붓딸 암매장 사건' 현장 검증에서 계부 안모(38)씨가 가지고 온 삽으로 땅을 파는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충북일보]속보='청주 4세 의붓딸 암매장' 사건과 관련, 승아(당시 4세)양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채 경찰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주청원경찰서는 계부 안모(38)씨와 숨진 승아양의 친모 한모(여·36)씨에 대한 혐의 적용 등 조사를 마무리해 28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승아양 시신 발굴 가능성 희박

경찰은 '지난 2011년 12월21일 아이가 숨졌고 4일 뒤인 12월24일 밤 진천의 한 야산에 아이를 유기했다'는 계부 안모(38)씨의 진술에 따라 시신 수색에 주력해 왔다.

모두 5차례에 걸친 수색작업에 경찰은 심리 수사와 디지털 기법, 아날로그 수색까지 총동원됐지만 승아양 시신 발굴에는 결국 실패했다.

특히 지난 24일 안씨는 '시신을 찾고 싶다'며 스스로 경찰에 최면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안씨가 방어적 심리상태 등을 보이며 모두 2차례의 최면시도를 의식적으로 거부, 5시간여에 걸친 최면수사는 아무런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최면수사를 진행한 수사관은 "안씨 스스로가 의식적으로 최면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씨 진술 상당 부분이 거짓일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최면수사 뒤 '시신을 못찾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25일 지질탐사장비를 이용해 의심 장소 7곳을 선정하고 26일 현장검증과 더불어 전날 파악된 7곳 등 모두 13곳의 땅을 파헤쳤다.

26일에는 안씨가 승아양을 유기했다고 주장하는 야산을 찾아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27일에도 방범순찰대원 57명 등 경력 70여명을 동원, 검침봉으로 주변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시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신 행방 묘연, 커져가는 의혹
경찰수사 과정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던 안씨지만 시신 유기 장소 만큼은 '진천 야산'이라는 일관된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온갖 수사기법이 동원된 수색작업에도 시신 발굴에 실패하자 시신 유기 장소 등을 두고 각종 추측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안씨가 주장하고 있는 시신 유기장소에 대해 '거짓 반응'이 나온 것도 이런 상황에 한몫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선 '안씨가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채 종결된 수사가 법정 형량 다툼 등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의도적으로 시신 위치를 숨기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안씨가 유기 전 '시신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되면 추가적인 사체 훼손 등 범죄 정황 등이 드러날 수 있어 안씨가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해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말 그대로 의혹과 추측일 뿐, 사건 발생 5년이 지난데다 한씨마저 숨진 상황이어서 안씨 진술 외에 이를 확인할 방법은 전무한 상황이다.

◇경찰, 28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

지난 19일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사체유기 혐의)이 발부된 이후로 10일가량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안씨와 숨진 한씨에 대한 혐의 적용만을 남겨두고 있다.

경찰은 모두 8차 진술조사로 확보한 안씨 진술과 시신 수색작업, 한씨의 메모, 한씨·승아양 병원 진료기록 등 증거자료를 종합해 관련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암매장 사실인가' 커지는 의혹들

▲18일=안모(38)씨, 숨진 의붓딸 승아양 진천 한 야산에 지난 2011년 12월24일 유기 자백

▲19일=경력 60명과 굴삭기 등을 동원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야산 모두 6곳을 수색

▲20일=청주지방법원, 사체유기 혐의로 안씨 구속영장 발부

▲21일=경력 30명과 수색탐지견 2마리·굴착기 동원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야산 모두 10곳 2차 수색

▲22일=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안씨가 주장한 시신 유기장소 '거짓 반응'

▲23일=안씨, 승아양 2차례 폭행(학대) 사실 추가 확인

▲24일=경찰 최면수사에서 안씨 의도적으로 2차례 최면시도 회피. 안씨, 아내 폭행 사실 추가 확인

▲25일=경력 10명과 지질탐사장비(GPR·지표면 투과 레이더) 동원해 의심지역 9곳 선정 등 3차 수색

▲26일=오전 10시부터 오전 11시40분까지 사건 현장 검증. 전날 의심지역 9곳 등 모두 13곳 추가 확인 등 4차 수색

▲27일=방범순찰대원 57명 등 경력 70여명 동원해 오전 10시30분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검침봉 수색으로 의심지역 14곳 선정 등 5차 수색

먼저 생전 승아양을 지속 학대하고 숨지게 한 한씨에게는 폭행치사와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폭력행위 등에 관한 법률 등 모두 4개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다.

하지만 이미 한씨가 숨진 상황이어서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안씨에 대해 경찰은 모두 3가지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수감된 안씨는 이후 조사에서 승아양을 2차례 폭행(학대)한 것으로 확인됐고 한씨 폭행 사실까지 드러났다.

여기에 경찰은 안씨가 막내딸을 폭행했다는 정황을 잡고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사체유기 혐의에 아동복지법 위반과 폭력행위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2가지 혐의가 추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곽재표 청주청원경찰서 수사과장은 "지금까지의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적용 혐의에 대한 세부적인 법리적 검토 등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28일 오후 사건을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며 "27일 진천 야산 검침봉 수색에서 의심지점 14곳을 선정했고 사건 송치 이후라도 수색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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