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 신드롬

2016.04.05 18:02:21

4·13총선이 코앞이다. 해당 기관은 투표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후보들의 눈물겨운 행보도 이어진다.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관심은 정작 다른 데 있는 듯하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다

그 관심의 정점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다. 시청률 30%를 돌파했다. 중국에서는 동시 방영 중인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를 훌쩍 뛰어넘었다. 공안당국이 시청 주의보를 발령할 정도다.

4·13총선의 변수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후보들은 앞 다퉈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패러디 물을 내놓고 있다. '~하지 말입니다'라는 홍보 문구 등을 통해 유권자들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일부 후보들은 이 드라마에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후보 자신이 살아 온 행적을 태양의 후예 출연진을 빗댄 다양한 홍보물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표심을 얻기 위한 일부 후보들의 진풍경이다. 한데 공약과 정치 철학보다 이벤트에 목메는 작금의 정치 현실을 보는듯해 씁쓸하다.

태양의 후예가 드라마 분야에서 근래 보기 드문 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유는 뭘까.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드라마는 스타작가 김은숙과 김원석이 공동 집필했다. KBS드라마 제작국의 이응복과 백상훈 PD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를 흥행시킨 스타 작가, 명품 PD의 협업으로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것이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다. 국내 제작 드라마 사상 최초로 130억원을 들였다고 한다. 100% 사전에 제작했다.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가 첫 드라마 제작에 진출한 것도 눈에 띈다.

사전판매와 마케팅이 주요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영하도록 기획한 것도 흥행에 기여했다. 가뜩이나 남북관계의 악화로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태양의 후예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도, 새로운 도전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드라마로 평가받는 이유다.

얄팍한 셈법으로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세상이 됐다. 최고의 작품, 최고의 상품만이 성공할 수 있다.

4·13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이 이 사실을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데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차분함과는 성격이 다르다.

공천 파동과 정치 불신이 정치적 무관심을 키웠다. 오죽하면 선거 과열보다 선거 무관심을 더 걱정할 지경이 됐다.

***개혁·이슈 없는 4·13총선

유권자들은 지역구 출마후보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공천 지연, 홍보 부족만이 아닌 관심 부족이 보다 중요한 원인이다.

무관심의 원인 제공자는 정치인이다. 차별성 없는 공약과 총선 이슈 부재는 오히려 그 다음이다. 선거구 획정 지연과 공천 내홍 피로감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유권자는 말로만 주장하는 정치 혁신을 믿지 않을 만큼 현명하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새로운 시도가 없다. 삼류정치 행태만 곳곳서 난무한다. '그들만의 리그' 구도가 투표율 저하를 부를지가 걱정이다.

무엇보다 유권자 스스로 정치의 장(場)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지할 후보를 꼭 선택하면 된다. 정치권은 남은 기간만이라도 '존영' 논란 따위의 불필요한 논란거리도 유권자를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

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큰 관심 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정치권도 곱씹어 봤으면 한다.

축제 같은 선거 부재의 책임은 정치권에만 있지는 않다.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와 함께 만들어낼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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