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부 폭력 악순환 막을 대책 없나

2016.09.27 17:55:00

[충북일보] 충북도내 학교 운동선수들에 대한 폭력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와 체육계는 대책마련과 재발방지에 미온적이다.

최근 청주 한 고등학교에서 야구부 감독에게 학생들이 폭행을 당했다. 학부모의 경찰 신고로 드러났다. 폭행당한 학생들은 4~5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밥을 천천히 먹어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는 게 폭행 이유였다.

폭행 횟수 등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선착순 달리기 등 가혹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은 '이번 폭행 이전에도 감독에게 맞은 적이 있다'는 일부 학생의 피해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중·고교 운동부의 폭력현장은 성인 사회의 무한 경쟁을 압축해 놓은 것과 같다. 살벌한 경쟁 이외에는 아무것도 용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 담장 안에서 공공연한 폭력구조까지 묵인되고 있다.

부모들까지 눈물로 방조하는 상황이다. 지도자가 내 아이의 미래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부모들 앞에서 폭행이 가해지고,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참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학교 운동부의 금메달 획득과 상위 성적은 대단히 위력적이다. 학교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지도자의 고용이 갱신된다. 궁극적으로 운동부 학생들의 진학을 결정한다. 폭력 구조를 눈물로 묵인하는 이유다.

그러나 원하는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운동선수는 극소수다. 대다수는 원치 않는 곳에서 원치 않는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무슨 이유에서든 폭력은 없어야 한다. 평가하고 보상하는 방식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

폭력을 경험한 학생은 성인이 돼도 다시 폭력의 위계 속으로 걸어가기 쉽다. '다른 삶'의 방향과 방식을 겪어보지 못한 탓이다. 학교 운동부 훈련 방식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비참한 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폭력은 악순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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