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언제일까요

2016.10.19 15:48:36

김상해

충청대 경찰행정과 교수

2016년 10월13일 드디어 모두가 궁금해 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공개됐습니다. 수많은 문학계 후보들을 제치고 뜻밖의 인물이 이 영광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라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바로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Bob Dylan). 스웨덴 한림원은 문학상 수상의 이유로 "위대한 미국 노래의 전통 속에서 참신한 시적 표현을 만들어냈다"라고 밝혔습니다. 평화와 반전, 철학이 담긴 노랫말로 전 세계 사람들과 대중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쳤던 밥 딜런. 그의 노래가 한편의 시와 소설 이상의 인간 고귀함과 행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일 것입니다. 한번 그 노래의 가사를 음미해 봅니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 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요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 봐야

백사장에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요

전쟁의 포탄이 얼마나 많이 날라가야

세상에 영원한 평화가 찾아 올까요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요

그건 바람만이 대답할 수 있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높은 산이 씻겨 내려 바다로 흘러 갈까요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요

언제까지 고개를 돌려 모르는 척 할 수 있을까요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요

그건 바람만이 대답할 수 있답니다

얼마나 많이 올려다보아야 진짜 하늘을 볼 수 있을까요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야

다른 사람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 무고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었음을 깨달을까요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요

그건 바람만이 대답할 수 있답니다"

저는 요즘 대한민국의 국민과 법치를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국민행복시대'와 '엄정한 법치실현'을 외치는 현 정부에서 국민은 얼마나 행복해졌습니까? 법치는 또 얼마나 엄정하게 실천되고 있나요? 대다수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삶은 피폐해지고, 법의 편파성과 국가의 폭력성은 과연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민주국가인지를 의심하게 합니다. 도처에서 자행되는 가진 자의 횡포와 극심해진 사회 양극화는 방치한 채, 이젠 후진적이고 퇴행적인 작태들이 권위의 상징이 되어야 할 청와대와 법원 및 검찰, 심지어 대학에서 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에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국가가 법을 어기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백남기 농민의 사인과 부검을 둘러싸고 벌이는 국가권력과 유족의 충돌은 과연 국가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의심하고 또 의심하게 합니다. 법치도 중요하고 권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고귀한 생명과 윤리를 지켜내는 일입니다. 국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자유를 최대한 많이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국가가 신이 아닌 이상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과와 반성을 통해 더 훌륭한 권위를 부여받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잘못한 일을 숨기고 이를 호도하여 또 다른 과실을 쌓는다면, 도대체 그 악업은 어떻게 감당하려합니까. 최근 나온 OECD '한눈에 보는 사회상(2016)'에서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노인빈곤, 복지취약, 정부불신 등 5개 분야가 최악의 위험사회로 직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수의 특권에 희생되어야 공정해 질 수 있나요. 얼마나 많은 반칙이 가해져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지는 날이 올까요. 얼마나 많은 의혹이 더해져야 진실이 찾아올까요. 저는 국민보다 '인간'을 생각하고, 법치보다 '정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를 희망해 봅니다. 인간의 존엄이 공허한 국민보다 백배 천배 중요하고, 균형 잃은 법치보다 정의가 더 값진 사회 말입니다. 그날이 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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