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또 터진 아동학대 의혹

'청주 비양심 어린이집을 고발합니다' SNS 게시글 논란
전직 교사 "사진 직접 촬영… 해당 내용 모두 사실" 주장
어린이집 원장 "해고에 불만 품은 음해성 허위 사실" 반박
지난해 한 대형 유치원 아동학대 사건 등 학부모 불안감↑

2016.11.17 21:10:44

첫 번째 사진은 SNS 등을 통해 청주 한 어린이집 아동학대·원생 관리 부실 의혹을 제기한 전직 교사 A씨가 근무 당시 촬영한 어린이집 기저귀 보관 모습. 반면 해당 어린이집 원장 B씨는 기저귀 보관함을 취재진에 공개하며 A씨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음해성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충북일보=청주]'청주시 가경동 한 비양심 어린이집을 고발합니다.'

지난 16일 SNS와 지역 유명 여성카페 등에 게시돼 큰 논란이 된 글의 제목이다.

해당 글에는 '기저귀함에 있어야 할 기저귀가 냉장고 위에 보관돼 먼지에 노출돼 있다', '저가형 기저귀를 사다 놓고 부모들이 보내온 아이들 기저귀는 원장이 가져간다', '5~6개월 된 아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두꺼운 옷을 입히고 이불로 감싸 눕혀둔다' 등의 글과 사진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해당 유치원에서 교사 인원을 허위로 기재해 보조금을 허위 수령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17일 A(여)씨는 "지난 6월 어린이집을 퇴사한 뒤 당시 원장의 행동이나 심각한 어린이집 위생상태 등에 대해 고민하다 결국 SNS 등을 통해 알리게 됐다"며 "게시물에 있는 사진 등은 직접 촬영해 보관하고 있고 주장한 내용은 있는 사실 그대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해당 어린이집 측은 '터무니없는 음해성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유치원 원장 B(여)씨는 "글에 연관된 A씨의 경우 근무 태만 문제로 마찰을 빚다 결국 해임된 교사"라며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해당 교사는 인사처리에 대한 보복성으로 허위사실을 게시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A씨에 대해 강력히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어린이집을 찾아 현장 확인을 벌인 담당 구청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아동학대 등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학대로 의심할 만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어린이집 내 CCTV 자료는 최소 60일간 보관하게 돼 있지만, 이전 자료가 없는 부분과 촬영된 사진의 진위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지역 보육시설 내 아동학대 사건이나 부실한 아동 관리 문제에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역 한 대형유치원 음악제 연습 과정에서 원생 수십 명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여교사 3명이 구속되는 등 모두 7명이 입건됐다.

문제가 계속되자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선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보육기관에 대한 막연한 불신까지 팽배한 상황이다.

지역 한 보육 전문가는 "보육시설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가해 당사자의 잘못이 제일 크지만 단순히 한 교사, 한 시설의 일탈로만 볼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문제"라며 "지자체 등에서 보육시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교사 교육 등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환기와 보육 제도의 보완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 박태성·강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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