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총장에게 결단의 시간이 왔다

2017.01.23 13:51:02

[충북일보] 새누리당에 2차 분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먼저 새누리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지난 22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돕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현역 의원의 2차 탈당 선언은 박 의원이 첫 사례다. 박 의원은 당장 특정 정당에 들어가지 않고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결집이라고 할 수 있다.

설 전후 3~4명의 추가 탈당이 예상되고 있다. 이종배·경대수 의원 등 새누리당 충북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를 제외한 4명은 이미 반 전 총장과 행동을 통일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대전과 충남 의원들도 반 전 총장과 거취를 함께 하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상당수가 탈당 대열에 동참할 공산이 크다. 충남에 지역구를 둔 정진석 전 원내대표 역시 설 이후 반 전 총장 지원을 위해 탈당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차 탈당규모가 20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와 충청권 의원을 포함하면 그렇다. 반 전 총장이 정치세력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범여권의 이합집산을 위한 정계개편은 한층 더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규모 탈당을 예단하긴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충청권 의원들의 전면 부상을 우려하는 예측도 있다. 이럴 경우 반 전 총장이 지역주의의 틀에 갇힐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실제로 충청권 의원들이 너무 나서면 반 전 총장이 '충청권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반 전 총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이후 열흘 동안 민심을 듣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 대통합을 내세워 여야 정치인들도 만났다. 하지만 지지율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 악재도 연이어 터지고 있다.

보수진영 후보들이 설 연휴 전 출마 선언을 예고하면서 반 전 총장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이후 입당이든 창당이든 정치적 거취를 밝히겠다고 했다. 그런 만큼 결단해야 할 시기가 온 셈이다.

바른정당 입당설이 가장 많다. 반 전 총장은 그동안 진보적인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했다. 그런 만큼 새로운 보수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도 반 전 총장에 대해 별다른 비판을 하지 않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제3지대 연대나 신당 창당도 가능하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2일 측근인 이상일 전 의원을 보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바른정당에 들어가게 되면 이미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당내에서 입지를 다진 유승민·남경필 후보와 대결해야한다. 그러나 손 전 대표와 연대를 기반으로 조직을 꾸릴 경우 바른정당과 비슷한 위치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신당 창당은 다른 경우의 수다.

아무튼 이번 주가 분수령이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아직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설 연휴를 거치면 대선정국은 더 요동치게 돼 있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출마든 불출마든 선택해야 할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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