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횡단보도 건너기

2017.03.08 18:03:27

신상호

청주 우암동주민센터 주무관

늦은 밤 내내 천둥과 번개가 치며 차가운 빗방울이 내린 날이다.

비가 내리고 난 후에는 차가운 날씨가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몇 겹을 껴입고 출근한 하루였다. 점심때 점심을 먹으려고 녹색 신호등을 보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였다. 오른쪽을 돌아보니 흰색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고 있었다. 속도를 줄이겠지 하는 마음에 다시 돌아보니 속도는 그대로다. 혹시나 싶어 건너는 걸음을 멈췄다. 잠시후 휙 지나가는 차량과 운전자가 내 시야를 지나쳐 갔다. "이런" 곱지 않은 소리가 튀어나와 버렸다. 일순간의 전율에 반사적으로 나온 모양이다.

사람들이 많이 건너는 횡단보도이고 점심시간이라 이동 인원이 많을 때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는 운전자에 나 또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목이 죄어왔다.

만약에 걸음이 더디고 시야가 어두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라면 어떠했을까? 끼이익 하는 마찰음과 함께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도 이런 상황인데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는 어떨까?

겨울철엔 아이들이 방학 중에도 부지런히 놀러 다닌다. 아이들의 활동력은 겨울이라도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학원을 다니고 놀이터에 놀러 가고 공원 등에 달려가기도 한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횡단보도에서 제발 멈춰 달라" 말하고 싶다.

횡단보도는 정지해달라는 신호가 아니라 정지하라는 명렴임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책가방이나 핸드폰을 든 아이들, 지팡이를 든 노인들 이들은 시야가 넓지 못하다. 하지만 우리사회 제도하에서 믿음이 너무나 큰 시민들이 많다.

횡단보도라는 것이 '나'를 지켜 줄 거라는 믿음이다.

횡단하겠다고 의사를 분명히 보인 보행자가 인도에 서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자동차는 정지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이 과연 잘 지켜지는지 나를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돌아볼 일이다.

무단횡단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직진 신호나 교통섬을 통과구역에서의 사고가 많은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가끔은 오른손은 부모의 손을 잡고 왼손은 들고 무단횡단하는 아이들을 볼 때가 있다. 참 마음이 씁쓸한 모습이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재정을 들여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을 하고 있지만 정작 부모를 통한 체험교육은 교통안전수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의 방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보행자 스스로의 안전을 돌보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관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차량이 잘 피해 가겠지!, 난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안전도를 떨어뜨리는 근본 원인이 될 수 있다.

나, 너, 우리 모두 안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 우리 가족 나아가 국민 모두가 안전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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