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공조에 세종역 백지화 포함해야

2017.03.07 13:55:46

[충북일보]충청권 지자체들이 다시 지역 간 연대 강화에 나섰다. 수조 원이 투입되는 지역 현안을 19대 대선 공약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침체됐던 충청권 공조 분위기 부활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다.
 
충북도는 최근 각 정당과 대선 주자들에게 건의할 대선공약 사업의 하나로 청주국제공항 인프라 구축을 선정했다. 그런 다음 충남도와 대전시, 세종시와 함께 청주공항 노선 다변화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건의문에서 청주공항의 정기노선 확대와 운수권 배분 확대, 취항노선 슬롯 확보를 정부에 요구했다. 여객터미널 증설과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저비용 항공사 설립 등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충청권 12개 시·군도 한반도를 동서로 잇는 '중부권 동·서 횡단철도' 건설을 대통령 선거공약에 반영하기 위해 정치권과 힘을 합쳤다. 오랜만의 공조 활성화로 충청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와 관련해선 여전히 아쉽다. 4개 시·도가 공동으로 대선 공약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충청권 공조가 '무늬만 공조'로 전락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세종역 설치는 단순히 정치적 논리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교통수요와 분배, 이용자 편의, 지역별 효용성, 국가균형발전 등 종합적 요인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밖에도 지역 간 정서적 요인까지 따져봐야 한다.
 
세종시에 철도역 하나를 두고 안 두는 게 뭐 그리 중하냐고 따져 물을 수 있다. 충청권 전체, 더 나가 국가적으로 볼 때 아주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한 거 아니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리 중요하지 않게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KTX 세종역 신설은 우선 애초 세종시 건설 취지에서 벗어난다. 충북과 충남에 미치는 영향도 아주 크다. 특히 오송역과 공주역 활성화를 위해 세종역 백지화가 절대적 조건일 정도다.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돼야 진정한 충청권 공조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세종역 신설 문제 역시 충청권 공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그동안 전국에서 유일하게 협의체를 구성해 공조해왔다. 그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
 
세종시 건설을 견인한 힘은 충청권 공조였다, 마침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그것도 조기대선이 예상되고 있다. 충청권이 공조한다면 대선 후보들로부터 세종역 신설 백지화 공약을 받아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공조의 바탕은 당연히 협력과 연대다. 충청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 현 세종시 추진 과정에서 공고한 결집력으로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과학벨트 조성과 같은 경쟁이 불가피한 지역 현안도 공조를 통해 성공시켰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충북은 늘 주기만 했지 얻은 게 별로 없었다. 국가 정책 시행 때도, 대선 때도 양보를 통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역에 돌아온 이익이 별로 없다. 한 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
 
이번에도 충북은 양보하고 희생하는 모양새다. 오송역을 이용해 세종시로 출퇴근 하는 이용객들을 위해 오송~세종 간 택시구간요금을 인하했다. 당연히 청주지역 택시관계자들의 불만이 컸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세종역 신설 백지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번에는 충청권이 대승적으로 공조해 세종역 백지화에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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