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도 넘지못하는…"

2017.03.09 18:28:52

임현규

와칭인사이트 대표

매주 발표되는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설명 마지막에 항상 오차범위가 어떻다고 얘기한다. 예를 들면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3.5%입니다라고 꼭 얘기를 한다. "안 지사는 지난 2주간의 급격한 내림세를 멈추며 황 권한대행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3위를 유지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7.7%,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포인트다." 여론조사에 있어 오차범위는 그 조사의 예측 정확도를 설명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수치라는 것이다.

오차범위를 정의한다면 어떤 특정한 값이 가질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오차들의 범위, 혹은 가장 큰 오차값과 가장 작은 오차값의 차이이다. 오차가 발생하는 값의 범위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3.5%p라는 말은 예를 들어 어떤 특정후보의 지지율이 35%인 경우 지지율의 범위가 31.5~38.5% 사이라는 의미다. 최대 최소를 말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오차범위가 적을수록 그 조사는 정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모든 여론조사결과는 조사된 숫자를 그대로 보고 순위나 우열을 해석할 수 있지만 오차범위내 안에서 만약 오차범위가 3.5라면 7%이내의 차이는 섣불리 결과를 해석하면 예측이 빗나갈수도 있다.

오차범위의 의미를 이해하고 지금의 대선주자의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좀더 흥미롭게 정확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주의 조사결과를 예를 들어 살펴보자.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9일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530명을 대상으로 한 3월 2주차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로 문재인 전 대표가 36.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서 보면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2.5%포인트이다. 즉 5% 범위에서 오차가 있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 36.1은 33.6~38.6%일수 있다는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5%내의 후보가 지지율 차이라면 우열을 속단하면 안될것이다.

그런데 선두그룹에 있는 후보들의 지지율은 오차범위를 적용해 빼던지 더하던지 해석하는데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번 대선 여론조사의 경우 군소후보들이 너무나 많다보니 난감한 조사결과가 기사화 되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3.3%(0.5%포인트 하락),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3.2%(0.4%포인트 상승),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4%(0.7%포인트 상승), 손학규 전 의원은 1.9%(1.0%포인트 하락),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는 1.6%(0.3%포인트 상승)로 각각 집계됐다." 이 결과에서 보듯이 오차범위 5%를 아무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지지율 순위를 다음과 같이 해석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보수 진영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린 홍준표 경남지사는 전주보다 0.5%포인트 하락한 3.3%,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전주대비 0.4%포인트 상승한 3.2%로 집계됐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4%, 손학규 전 의원 1.9%, 남경필 경기지사가 1.6% 순이었다."

통계학적으로 보면 이들의 지지율은 설명,해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왜 정치권이나 언론은 보수진영의 결집이니 중도 지지층의 이탈이니 이번 주 지지율 상승의 요인은 어떤 행보의 결과라고 하는 것일까·

특정 세력이나 집단의 의도나 목적 이전에 이러한 여론조사결과를 통한 경마식 보도와 이를 마치 자신들의 성적표인양 활용하는 정치권의 문제가 양산한 부정적 결과이다.

이러한 경마식 지지율 당락에만 관심과 흥미만을 자극하는 정치풍토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책 등과 같은 유권자들이 알아야할 기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공약과 정책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나 비판 대신 득표 상황과 전략, 판세 분석, 결과 예측 등만이 주목 받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수준 미달의 국회의원, 책임감 없는 지도자를 우리는 수없이 선택하였다. 그리고 엄청난 국가적 손실과 국론 분열에 지금 온 국민이 무너져 있다.

오차범위도 안되는 지지율에 관심 가지기 이전에 이제는 각각의 대선주자들의 과거 행보, 정책, 각 정당들의 참 모습을 우선 꼼꼼히 파악하고 검증하는 주인으로서 국민 개개인의 자세가 필요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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