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진보의 고용팀킬(teamkill)

2018.10.04 19:57:41

박대성

시인, 전 충주시의원

 지금 대한민국은 누가 뭐래도 위대한 경제자립으로 부국의 반열에 오른 지구상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국가이다.

 201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 대학의 앵커스 디턴의 저서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에서와 같이 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국가가 빈곤과 죽음의 가난 속에 갇혀있다.

 그 가난의 수용소에서 탈출에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속에 남겨지고 일부는 도중에 죽음을 맞이한다.

 빈곤과 죽음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세계 인류의 시도 역시 이와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운 좋게도 그 빈곤과 죽음으로부터 일단은 탈출에 성공한 나라다.

 그 어느 국가보다도 빠르게 성공한 대한민국은 충분히 위대하고 그 주체적 주인공은 말 할 것도 없이 국민이다.

 그러나 2018년 이 가을 남북 정상회담을 세 번에 걸쳐 성공 하였으면서도 아직은 뭔가 믿기지 않고 왠지 흡만(洽滿)치 않은 기분이 드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재작년 겨울 촛불민심으로 국민들이 빛깔 좋은 새 옷을 입었는데 아직도 몸에 제대로 착복이 안 된 것 같다.

 보수와 진보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시각은 여전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듯한 기분으로 별로 탐탁치 않는 게 사실이다.

 지난 역사의 예에서 봤듯이 진보는 변화니 개혁이니 혁신을 떠벌리다가 오버패스하여 음흉한 그물을 치고 기회를 엿보던 탐욕의 보수에게 휘감겨 실패하는 과정을 되풀이 해왔다.

 그러므로 권력을 쥔 이들의 실험대에 올라선 국민의 마음은 초조하고 불안하여 잘못하면 영세서민에서 부터 작은 행복까지도 날려버려야 하는 미덥지 않은 진보이다.

 빠른 셈법으로 임금을 올리다가 그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낭패를 범 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일자리는 일이 있는 건설 현장이나 산업현장, 그것을 컨트롤 하는 기업오피스나 일반 자영업자가 필요에 따라 만드는 것이지 국가의 통치권을 가지고 세금을 걷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하는 건 아니다.

 잘못하면 고용시장을 왜곡하여 자기면역 기전을 약화시켜 앵커스 디턴이 말한 '위대한 탈출'을 방해하여 자기 팀킬(teamkill) 로 인한 존 스타인백의 '분노의 포도'가 연출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억지로 일자리만 만들면 되는 게 아니다. 그 일자리를 지속하며 이익을 창출 해야만 그에 상응한 임금과 복리 후생비가 지속되는 것이다. 그에 걸 맞는 처우 개선 없는 논리는 빛 좋은 개살구 정책에 불과한 것으로 국민 혈세로 고용시장을 교란하는 조삼모사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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