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지역산품 외면

16개 기초식품 점유율 바닥… 규모 클수록 구매율도 낮아

2009.03.25 17:02:06

25일 청주YWCA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충북참여연대와 청주YWCA 관계자들이 대형마트와 대형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지역상품 점유율 조사 결과를 발표 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청주지역 대형마트와 슈퍼 슈퍼마켓(SSM)의 지역산품 외면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규모와 매출이 큰 대형마트일수록 지역산품 구매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와 청주YWCA에 따르면 지난 12~17일 청주시내 대형마트 4곳과 SSM 4곳 등 8곳을 대상으로 쌀, 오이, 배추, 양파, 무, 닭, 돼지고기, 쇠고기, 계란, 콩나물, 두부, 햄, 고추장, 사과, 배, 방울토마토 등 모두16개 기초식품의 지역산품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비중이 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이마트는 11개 품목, 홈플러스 청주점은 10개 품목, 롯데마트 가경점은 8개 품목, GS마트 상당점은 8개 품목에서 지역산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또 GS슈퍼마켓 봉명점은 8개 품목, 롯데슈퍼마켓 율량점은 9개 품목, S마트 산남점은 6개 품목, 다농L마트는 4개 품목에서 지역산품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품목별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산품인 쌀 조차도 20% 정도만 지역산인 것은 물론 오이, 사과, 배추, 배, 방울토마토 등도 거의 모든 업체에서 외지산이 점령하고 있었다.

지역산품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콩나물, 두부 등으로 제한돼 있었는데, 이는 지역산품을 선호했다기 보다는 상품의 특성상 변질되기 쉬워 가까운 지역에서 수급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유정 청주YWCA 부장은 "이번 조사결과 매장 면적과 매출이 크고, 대기업 소속일수록 지역산품의 구매를 외면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지역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법인화 해야 한다는 제안이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송재봉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형마트들은 청소용역까지도 서울지역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와 지역사회의 상생 협력을 논의하고 추진할 수 있는 상생협의체 구성과 지역농산품 구매목표제 도입, 지역중소 유통산업 발전 기금 조성 등 신뢰형성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송 사무처장은 "대형마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 앞서 충북도와 청주시에 관련자료를 요청해보니 도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축산품 통계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송 사무처장은 "충북도와 청주시는 조속한 시일내에 대형마트의 지역상품 구매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지역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대안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창해기자 wide-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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