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시장 '긴~ 겨울잠'

정부 대책에도 거래량·매매價 하락세

2009.04.05 14:38:07


#1. 내 집 마련이라는 부푼 꿈을 품고 지난해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에 건설중인 푸루지오캐슬 아파트를 분양받은 회사원 김모(40)씨는 요즘 맘이 편치 못하다.

아파트가 미분양되면서 시세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씨가 분양받은 아파트의 시세는 분양가(110㎡, 기준층 2억4천400만원)에 비해 4천만원 남짓 떨어졌다.

김씨는 "입주 예정인 아파트 해약을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어떻게 팔리겠냐"고 푸념했다.

#2. 주부 박모(47)씨는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청주시 강서지구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105㎡)에 아직도 입주를 못하고 있다.

기존에 살던 아파트가 팔려야 중도금과 잔금을 치를 수 있는데 도통 매매가 이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중도금 및 잔금 대출 이자는 물론 새 아파트에 부과되는 관리비까지 부담해야 이중고는 한숨을 절로 나오게 한다.

박씨는 "살지도 않으면서 내야하는 아파트 관리비 통지서를 볼 때마다 답답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내 아파트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아파트 입주자나 입주예정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2월말 현재 도내 미분양아파트는 모두 7천999채로 지난달보다 303채가 증가했다.

청주시 용정동 신성미소지움의 계약해지 116채와 주택공사의 음성군 읍성읍 신천리 신규 임대아파트 195채를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한 달 간 분양권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기존 아파트나 분양을 마친 아파트의 거래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도내 아파트 거래현황은 모두 3천776건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36%나 감소했다.

아파트 매매·전세값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통합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4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7% 올랐으나, 충북은 오히려 0.06% 하락하는 등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값도 지난 2월 셋째주 0.03% 떨어진데 이어 3월 셋째주 0.02%와 같은 수치로 하락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미분양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반응은 여전히 저조하다"며 "자칫 현재 미분양 단지들이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인 주택 구매수요의 회생이 선행되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아파트시장 침체기는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창해기자 wide-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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