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명암'

여행업계 '반짝특수' vs 직장인 '경제적 부담'

2009.04.29 19:42:04

5월1일 근로자의 날부터 5일 어린이날까지 4일(월요일)만 휴가를 내면 최대 5일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최장 징검다리 연휴에 관광업계 등은 벌써부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30~40대 가장이나 근로자 등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다시없는 기회 '떠나자'

5월 '황금연휴'를 손꼽아 기다리던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여행붐이 일며 관광업계는 5월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2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5월 초 국내·외 패키지 상품 예약률은 전년 동기대비 9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 내내 업계경기가 바닥을 친 것에 비하면 '특수 아닌 특수'인 셈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제주의 경우 항공편과 배편은 물론 제주내 숙박시설, 렌터카까지 거의 동이 난 상태다.

청주 아일항공여행사 관계자는 "올해는 유난히 국경일과 각종 기념일이 주말과 겹쳐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를 이용, 4월 또는 6~7월에 여행을 갈 고객들이 모두 5월 초를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항공사들은 좌석난 해소를 위해 임시항공편을 증편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 청주지점은 30일까지 김포~제주 노선 54편(9천840석), 부산~제주 노선 4편(596석) 등 총 58편 1만636석의 공급을 추가 편성해 예약을 받고 있다.

또 내달 1일부터 5일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에도 추가 임시편을 편성해 좌석을 공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관광객의 집중으로 심각한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제주노선의 좌석난을 완화하기 위해 내달 말까지 임시편을 최대로 편성·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불황 속 '편치만은 않은 휴가'

30~40대 가장이나 근로자 등에선 들뜬 분위기를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청주산업단지내 상당수 입주업체들은 근로자들에게 연·월차를 이용, 이번 징검다리 연휴를 충분히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근로자들은 얇아진 주머니 사정 탓에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은 이번 연휴기간 동안 특별한 여행 보다는 근교로 가족나들이를 다녀오는 정도만을 계획하고 있는 분위기다.

LS산전 청주공장의 한 근로자는 "가족여행을 다녀오려 해도 부쩍 오른 경비부담에 선뜻 내키지 않았는데 다행히 회사에서 마련한 어린이날 행사가 있어 올해는 가족들과 여기에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9일 인크루트가 직장인 6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의 달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가정의 달에 대한 부담을 묻는 질문에 '부담된다'는 응답이 6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린이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놀이공원이나 근교 나들이'가 41.2%로 가장 높았으며, 반면 '여행을 간다'는 응답은 11.8%에 그쳤다.

어버이날 계획으로는 '좋은 음식점에 모시고 간다'가 47.4%로 가장 많았고, '함께 여행을 간다'는 2.1%에 불과했다.

이처럼 5월 가정의 달과 함께 황금연휴가 찾아왔지만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주머니 사정에 직장인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 전창해기자 wide-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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