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잠겨있자 담넘어 놓고 나와

“농산물 주고 받은것”“표적”… 논란 소지도

2007.03.01 04:56:47

지난 설을 전후해 대문이 잠긴 군청 과장 집에는 업자가 담을 넘어가 선물을 놓고 나오고, 어떤 시청 지하 주차장에서는 무더기로 선물이 공무원들에게 전달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가 지난 달 설 명절 때 부패감시단을 가동해 비디오 카메라에 잡은 광경들이다.

전공노 충북본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공직자 명절 선물 수수 사례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대문이 잠겨 있는 도내 모 군청 어느 과장 집에서는 대문이 잠겨 있자 업자로 보이는 사람이 수차례 누군가와 통화한 후 담을 넘어 들어가 선물을 놓고 나왔으며, 1시간여 뒤 과장 아들은 집안에 놓여 있는 선물을 자신에 차에 옮겨 싣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당사자로 지목된 과장은 “ 아들이 퇴근 후 정원에 있는 선물을 발견하고는 돌려주려고 차에 실었던 것이며, 다음날 실제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달 16일 오후에는 어느 시청 지하주차장에서 업자로 보이는 사람이 시청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선물 10여개를 무더기로 건넸고, 다른 시각에 또 다른 직원은 선물 3개를 받은 뒤 전달자 차 안에서 2분 정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전공노 충북본부는 이날 선물이 여러 점인 것으로 보아 시청 내 한 부서의 모든 사람들에게 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시측은 “지인들끼리 사과 등 농특산품을 주고 받은 것인데 엄청난 부패를 저지른 것처럼 포장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지난달 12일에는 도지사 관사에서 지사 부인과 충북여성단체협의회 간부들이 교례회 및 윷놀이 파티를 한(본보 2월 14일자 1면 보도) 뒤 여성단체 간부들이 선물을 들고 나오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전공노 충북본부는 “겨우 10명의 감시단이 10일 동안 단체장 및 선물수수 가능성 있는 5급이상 공직자 주변을 감시했음에도 10여건의 선물수수 사례를 포착할 수 있었다”며 “이런 선물 관행은 자치단체장의 부패척결의지가 없는 지역과 전공노 산하 지부가 존재하지 않는 시.군일수록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는 그동안 채증한 선물 수수 사례들을 이날 충북도 감사관실에 전달하고, 정확한 진상 조사와 처리를 촉구했다.

한편 대상자로 지목된 일부 공무원들이 표적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란의 소지도 남아 있다.
/ 박종천 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