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희문학제 지역 참여 '무산'

괴산군의회, 벽초 사상 등 논란… 관련예산 전액 삭감

2009.07.26 18:06:37

속보=불후의 대하역사소설 '임꺽정(林巨正)'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1888-1968)선생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홍명희문학제에 그의 고향인 괴산 지역사회의 첫 참여가 무산됐다. (16일자 9면)

괴산군의회가 지난 24일 178회 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군이 당초 제출한 홍명희문학제 관련예산 1천만원 전액을 삭감함에 따라 괴산지역 차원의 행사 참여가 무산됐다.

군의회의 이날 예산 삭감은 관련단체들 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아 군이 예산 삭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홍명희문학제는 그 동안 충북작가회의와 사계절출판사 주최로 해마다 10월께 청주예술의 전당 등지에서 열렸고 2004년부터는 괴산지역에서도 일부행사가 진행돼 왔다.

괴산문화원은 홍명희문학제가 이처럼 괴산군민의 주도적인 참여가 배제된 채 외부단체에 의해 추진돼 아쉽다는 지역여론에 따라 오는 10월에 열리는 14회 홍명희문학제에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괴산문화원은 벽초의 사상문제를 제기해 온 보훈단체와 행사주체 측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해방 직후 월북해 북한 초대내각 부수상 등을 지낸 벽초의 사상 등 공과(功過)를 함께 다루는 쪽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군은 이에 따라 관련예산 1천만원을 편성, 이번 군 의회 임시회에 제출해 지역 차원의 행사 추진코자 했다.

그러나 월북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벽초의 행적을 문학제에서 상세히 소개해야 한다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한 보수단체와 벽초의 좌파적 행적 부분을 지나치게 부각시킨다면 문학제의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행사주체 측 사이에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군은 부득이 관련예산 삭감을 요청함에 따라 군 의회는 이날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한편, 지난해 괴산군이 홍명희 선생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지역문학 발전과 지역 홍보 등을 위해 추진한 '벽초문학상' 제정이 무산(2008년 12월 22일 9면)된 데 이어 계속해 벽초와 관련한 행사 추진이 벽에 부딪혀 괴산지역에서는 그의 사상문제가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괴산 / 노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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