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돈으로 다 살 수 있을까

2009.10.25 15:19:43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할까?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것은 어떤 관점속에 삶을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고 정신의 판단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없는 것 보다 있는 게 나을 것이고 어느 정도 있으면 만족할 것이라고들 필부필남들은 말하지만 속내는 좀 여유로왔으면 하는 게 보통의 성정일 것이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금전의 가치는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그에 따른 빈부의 격차는 글로벌 난제로 등장했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 나라마다 처방에 골몰하다. 대한민국도 예외가아니다. 며칠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국가행복지수(NIW · National Index of Well-being)를 이용해 30개 주요국의 행복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30개국 중 25위에 머물렀다. 스위스가 1위이고 일본은 18위로 아시아국가중 최고이다. 우리 보다 덜 행복한 나라는 폴란드,멕시코,헝가리,슬로바키아,터키 등 5개국 뿐이다.

국가행복지수는 경제, 자립,형평성,건강,사회적 연대, 환경,생활만족 등 7개 분야를 26개 지표로 계산해서 분석한 것이다. 이 가운데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사회형평성 부문이다. 이 것은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와 상대빈곤율,아동빈곤율,노인빈곤율,성별임금격차 등에 관한 조사와 분석인데 27위로 7개 부분중 가장 뒤처져 있다.지금 우리사회의 거대한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의 실태와 부작용에 정밀하게 맞물려 있다.

특히 10여년전 국제통화기금 위기를 겪은 후 산업 재편성 이후 미미하게 진행 되던 빈부의 차이는 노무현 정부 균형개발과 최근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심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십억을 토지 보상금로 받는 졸부 들의 대거 출현에 땅 한평 못가진 대다수 서민들은 조상 잘못둔 박탈감을 끌어안고 있어야 했다. 침체됐던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갈곳 없던 뭉칫돈들이 속속 들어와 부의 증식을 늘려가는 등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고착화 됐다.

그 사이 경제위기 탈출의 전가의 보도인 구조조정으로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경제활동을 멈추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상위 10%가 하위 70%의 부를 점유하고 있는 점을 비추어 볼 때 부의 독과점 양상이 지나침을 알 수 있다.이것 저것 가리지않고 일을 해도 부를 축적하기는 커녕 점점 더 빈곤층으로전락하는 워킹 푸어 계층이 두터워지는 것은 아무리 근대화 과정의 필연적인 사회문제라고는 하지만 안일하게 묵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진 자(the have)와 못 가진 자(the have not)의 격차는 일단 생기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인 만큼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정부로서도 고민이야 되겠지만 자본주의와 시장주의 앞에서 강제나 분산의 묘수가 나오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좁쌀이 백 바퀴를 굴러도 검은 콩이 한번 구르는 것 만 못한 것 처럼 갈수록 벌어지는 빈곤의 그늘은 뛰어넘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삶의 질을 경제적 기준으로만 측정하는 것은 한계와 모순이 있을 수 있으나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형평성 항목을 제외하더라도 대부분 항목에서 20위 밖으로 처진 것을 볼 때 국민 모두가 잘 살고 복지 혜택을 골고루 받게 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틀림없다. 복지국가라는게 국민 모두의 적절한 생존과 제반 유리한 조건(건강,교육,주택 ,경제 등)을 국민 모두에게 촤소한의 보장을 해줄 수있도록 구성돼 있는 정치체제라고 볼 때 이의 실현이 앞당겨질 수록 국민의 행복지수는 오늘 보다 높아질 것이다.

한가지 위안을 얻는다면 지난 6월 영국 신경제 재단(NEF : New Economics Foundation)이 발표한 HPI(Happy Planet Index)라는 또 다른 국가 행복지수는 코스타리카가 1위를 차지하는 등 대부분 의외로 후진국들이 상위에 랭크돼 있는데 이 평가의 기준이 물질보다 무분별한 자원방비를 억제하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개발해 최대한 자연환경을 보호하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점에서 수긍이 간다. 그런대도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이 "그래,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야. 진정한 행복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어"라고 생각할지는 글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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