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입점과 청주 중심가의 변화 - 타 지역의 사례

천안 중심상권 '옛날이 그리워'

2010.01.25 19:15:05

지난 1989년 충남 천안에서는 당시 전국 최대 규모의 터미널이 시의 북동부지역인 신부동 지역에 신축·이전되면서 천안역을 중심으로 한 대흥동과 사직동 등 도심 상권은 위기에 빠졌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시내로 연결되는 입구 부분의 농토 6만6천100여㎡에 지어진 천안종합터미널에는 오픈과 동시에 갤러리아백화점 천안점(이하 갤러리아백화점)이 입점했으며 이로 인해 시내 중심상권에 위치한 미도백화점은 물론 브랜드 대리점 점주 등 상인들을 일시에 위기에 빠지게 했다.

이후 8년 뒤인 1997년 고속버스터미널까지 이전하면서 갤러리아백화점 일대는 교통, 문화, 음식, 패션 등의 중심상권으로 급성장하게 됐다.

이렇게 갤러리아백화점의 오픈과 천안종합터미널의 이전은 시내 중심 상권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켰으며 상인들과 건물주들은 전전긍긍하게 됐다.

1990년대 후반 천안종합터미널 인근 지역의 임대료는 3.3㎡당 1천500만원으로 매매가인 1천만원보다 50%나 높은 기현상이 발생하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반면 시내 중심가에서는 세입자들의 철수를 우려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추는 등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브랜드 대리점주들은 시내 중심가에 운영하고 있는 대리점과 동일한 대리점을 갤러리아백화점에 추가로 입점시키는 전략을 통해 살길을 찾았다.

남성복 전문메이커인 S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하던 정모(63·천안시 대흥동)씨는 갤러리아백화점에 똑같은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여기에 같은 메이커의 다른 브랜드 2개 점도 추가로 입점시키는 등 총 4개의 브랜드 대리점을 운영하게 됐다.

이러한 전략은 때마침 천안시의 재정자립도가 연속 3년 100%를 달성하고 세계 최대의 공장인 삼성전자와 삼성SDI 공장이 경기도 수원시에서 이전하게 됨에 따라 27만~28만명이었던 인구가 3년 만에 45만명으로 급증하면서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 오히려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더욱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 천안시가 그동안 방치돼 있던 서부지역을 개발하자 상인들은 서부지역으로의 진출을 꾀해 매출올리기에 열을 올렸다.

이처럼 천안시의 시세(市勢)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상인들도 함께 발전을 꾀했으나 예전 도심권인 대흥동·사직동 지역의 상권은 일정부분 세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천안시내 상권의 중시이었던 미도백화점은 몇차례의 부도를 겪으면서 결국 코너별 분양을 통해 쇼핑센터로 바뀌어 예전의 영광을 찾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청주시의 경우 인구가 천안처럼 급격히 늘지 않고 있어 아파트가 신축돼도 남아도는 상황이어서 시내 중심가와 백화점에 모두 입점하는 것이 바람직할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롯데영플라자의 경우 모든 입점업체를 본사 차원에서 결정, 지역 브랜드대리점과 연계가 돼 있지 않아 현대백화점도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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