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탐방 - 청주 풍주사

법당 안 연못 있는 '신비의 도량'

2010.02.22 19:50:42

편집자 주

소통과 화합의 도량을 찾아서 사람들의 마음에 길잡이가 되어 주는 믿음은 토속신앙에서 시작돼 최근에는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의 종교로 그 뿌리를 이어오고 있다. 믿음의 도량이자 사랑과 자비, 소통과 화합의 도량이 되는 사찰과 성당, 교회 등을 찾아가 재미있는 설화 등을 중심으로 종교계를 탐방한다.

ⓒ김수미 기자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산7번지에 위치해 있다.

사찰을 찾아간 날은 온연한 봄기운을 시샘하는 반짝 추위가 굵은 눈발을 흩날리게 하고 있었다. 고령산 중턱에 자리해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신선한 공기와 음이온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풍주사는 재단법인 선학원 소속 사찰로 지난 1966년 1대 주지인 범추스님에 의해 창건됐다. 법당 안 연못과 고시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창건기를 들어보니 풍주사는 창건연대를 알 수 없는 안영암이라는 사찰을 범추스님이 새롭게 단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영암은 임진왜란 당시 청주성 탈환을 위해 순국한 영규대사의 열반을 추모하고 의병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던 곳이었는데 현대에 이르면서 거의 폐사돼 조그마한 초가집 요사체로 남은 것을 새로 불사한 것이다.

풍주사를 건립한 범추 큰 스님이 관세음보살이 알려준 곳을 파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용주 관음전. 연중 마르지도 얼지도 않는 천연암반수가 동굴에서 샘솟고 있다.

ⓒ김수미 기자
경내 용주관음전(龍澍觀音殿)에는 동굴연못이라는 신비의 장소가 있다.

범추스님이 지난 1959년부터 터 닦이를 시작해 본격적으로 불사를 시작하면서 물이 나오는 곳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중 꿈속에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가르쳐준 곳이다.

스님은 꿈속의 자리를 찾아가 인부들과 그곳을 파보니 신기하게도 동굴이 발견 됐다고 한다. 그 안에는 연중 마르지도 않고 얼지도 않는 천연 암반수가 흘러나왔다. 그 위에 지은 법당이 용주관음전으로 현재 폭 1m80cm, 길이 4m의 천연동굴이 밑바닥을 투명하게 보이는 꿈의 샘물로 가득차 있다.

이 법당 안에는 용 두 마리가 받치고 있는 좌대 위에 청옥석으로 조성된 해수관음이 봉안돼 있다. 관음상 좌우에는 관음보탑이 조성돼 있는데 지난 1994년 티베트와 미얀마에서 부처님 진신사리 15과를 모셔와 봉안한 것이다.

설법전 등 풍주사 전경.

ⓒ김수미 기자
풍주사는 매월 음력 24일 정기법회를 열고, 매월 첫째·셋째 일요일에는 초·중·고생의 학생법회를 갖는다. 또 60평 규모의 시민선방과 납골당, 그리고 1972년부터 각종 수험생들을 위한 고시원을 운영해 수많은 고시생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풍주사 합창단원들이 매주 연습하는 감로원에는 아궁이에 장작을 때서 밥을 지을 수 있는 시설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설법전에는 범추 큰 스님의 초상도 모셔져 있다.

용수 관음전의 '꿈의 샘물'이 한번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고 한다.

IMF때가 그때인데 여태껏 마르지도 얼지도 않던 암반수가 얼어붙어 흐르지도 않았던 것이다.

지금은 이 청정수가 있어 명당터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전국의 고시생들이 몰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김수미기자
ⓒ김수미 기자

"절이란 복 지으러 오는 곳"

덕일 스님

"절이란 모든 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복을 지으러 오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복을 짓는 것인지 몰라 그 법을 배우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아도 부처님 마음이 어떤 것인지 깨우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불교 재단법인 선학원 풍주선원 2대 주지인 김덕일 스님.

1대 주지인 범추 스님이 입적하던 지난 2007년 진산식(晉山式·절의 주지가 새로 취임해 거행하는 의식)을 갖고 2대 주지의 소임을 이어가고 있다.

덕일 스님은 "화를 한번 내면 황소 한 마리를 살 수 있는 복이 달아난다고 한다. 복이란 마음속에 있으니 복을 짓기 위해 자신에게 감사하고, 나를 낳아준 부모, 나를 가르쳐 준 모든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만복이 깃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위원과 행복을 여는 복지연합위원, 청주교도소 교화위원회 교화위원, 공군 인터넷 전우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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