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는 잘 나가고 있는가?

2007.04.16 00:12:52

요즘 충북도의 간부 공무원 및 홍보 부서에서는 경제적 치적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4년 동안 12조원을 유치했다고 자랑하지만, 충북도는 경기도를 제치고 하이닉스를 끌어 오는 등 벌써 9개월 만에 10조원을 넘게 유치했다 것이다.

또 사무실 비용이 비싼 서울 강남에 투자유치사무소를 내는가 하면 시장개척단을 줄줄이 해외까지 내보내고 있다.

이와 함께 경남과 경쟁했던 한국관광총회도 충북으로 유치해 오고, 지역 현안에 대해 맨 앞에 나설 수 있는 민간기구들도 유력 인사들을 모아 구성했다.

국가적으로 경기 불황이라고 하는 이때 충북은 몇몇 경제지표들이 전국 평균치보다 좋거나 긍정적 추세로 나오자 표정 관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저런 외형적인 모습들을 볼 때 충북도는 한마디로 잘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속내도 그럴까.

정우택 지사는 취임 이후 줄곧 자신의 선거 캠프나 고향 관련 인사들을 도내 곳곳에 심고 있다고 언론과 시민단체으로부터 반복적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이재충 행정부지사의 경우 대규모 손님을 초대하는 ‘경제특별도선포식’과 한·미 FTA 타결에 따른 종합대책마련 등을 어느 실·국이 해야 하느냐를 놓고 서로 미루는 상황이 벌어져도 신속한 조정과 지시를 하지 못하는 등 내부 관리에 미흡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화욱 정무부지사는 하이닉스 유치에는 고생과 공이 컸다는 평가가 있지만 정무부지사로서 해야 할 의회, 사회단체, 언론 등 다른 분야에는 소홀해 도정 곳곳에서 갈등과 파열음이 생기고 있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

도의회 의원과 모 간부가 심각하게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공모제로 선발한 모 국장의 퇴진을 놓고 사회단체들이 몇 달 째 시위를 벌이며 대치하는 상황이 있어도, 도정을 취재·보도하는 언론들이 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이 누적돼도 이를 해결해야 할 정무부지사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이닉스와 관련해서도 그쪽에서 종이 한 장에 써 준 ‘투자금액 7조3천억원’이라는 액수에 취해 이를 자랑하기 바쁘지만, ‘타이밍의 산업’인 반도체의 특성상 앞으로 이 금액이 전부 투자될 지도 확실치 않고, 청주로 오는 사람들을 정주시킬 교육, 문화, 주거 등 기본 인프라 조성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대한 고민은 눈에 띄지 않는다.

또 옥천 지역에 8천300억원을 유치했다고 자랑했던 현대알루미늄이 치솟은 땅값 때문에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등 이미 유치된 기업들도 협약서만 믿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농민과 농업의 비중이 큰 일선 시·군들은 가뜩이나 한·미 FTA로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팽배한 데 도에서는 농업 관련 대책은 내놓지 않고 ‘경제특별도’ 관련 시책들을 빨리 추진하지 않거나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다고 감사까지 벌이며 몰아치는 데 불만이 많다.

게다가 여성, 성매매, 장애, 외국인 주부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해 왔던 시민단체들이 모 국장의 퇴진을 위해 도와 건곤일척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며 폭풍전야에 있는가 하면 민·관 협력사업을 중단할 정도로 사이가 안 좋아 진 것도 도정에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문화예술부문은 그 예산이 도 전체 예산의 1.5% 밖에 되지 않는 등 홀대받고 있어 충북도가 입만 열면 외치는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은 과연 ‘빵’만으로 해결된다는 것이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과연 충북도는 잘 나가고 있는 것인가?

박 종 천 /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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