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보건소 운영실태 분석

中. 환자 없어 노는 보건지소
시 단위 하루 평균 500명 진료 역부족
면지역 손 꼽을 정도…비효율적 운영

2010.06.21 20:17:00

청원지역 한 보건지소가 찾아오는 환자가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청원군보건소에 따르면 이 보건지소는 하루 평균 3명의 내원객이 찾는다.

ⓒ강현창기자
21일 오전 10시 청원군 A면 보건지소. 진료소 안으로 들어서자 공중보건의 1명과 보건직 공무원 2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오셨어요?" 내원객이 오히려 신기하다는 표정이다. 취재를 하는 1시간 동안 직원 외의 사람은 볼 수 없었다.

"하루 평균 환자가 10명도 안 돼요. 없는 날도 많고요. 오늘은 아직 한 명도 없네요" 공중보건의가 심심하다는 말투로 설명했다. 그는 "보건소 업무가 힘들어 보건지소 근무를 신청했다"며 "보건지소가 편해 계속 있을 생각"이라고 했다.

방향을 돌려 찾은 청주시 흥덕보건소. 50여명의 내원객들이 진료소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기 진료부터 예방접종, 물리치료, 금연상담 등의 업무로 공중보건의가 쉴 틈은 없어 보였다. 공보의가 5명이나 됐지만 역부족이었다.

흥덕보건소 관계자는 "하루 평균 환자만 500여명"이라며 "예방접종이 몰릴 때는 천 단위로 늘어난다"고 했다.

충북지역 면 단위 보건지소들의 비효율적인 운영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본보취재결과 나타났다.

지난 1995년 지역보건법에 따라 병·의원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골 지역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각 면 단위마다 보건지소가 설치됐지만 환자수가 거의 없어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청원군의 경우 14개 면에 모두 1개씩의 보건지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보건지소 분소를 하나 더 설치·운영하고 있다. 오창면보건지소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공중보건의 1명~3명과 보건·간호직 공무원 3명~5명에 달하는 근무 인력에 비해 환자 수가 턱없이 적어 심각한 행정력 낭비현상을 보이고 있다.

본보가 청원지역 보건지소의 하루 평균 환자 수를 파악한 결과, 가장 많은 곳이 내수보건지소로 34명에 그쳤다. 이곳은 공중보건의 2명이 근무하는 곳으로 공보의 1명 당 하루평균 17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다른 보건지소는 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중보건의 3명이 근무하는 가덕면보건지소와 남이면보건지소의 하루 평균 환자 수는 각각 27명이었으며, 역시 3명의 근무하는 낭성면보건지소는 2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문의면 12명, 미원면 10명 등 대부분 10명 내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청주지역 보건소 한 관계자는 "시 보건지소에 비해 면 보건지소의 근무여건은 천국 수준"이라며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오히려 시 단위 주민들이 의료 불평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임장규·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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