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우택 지사 1년의 공과(功過)

2007.07.09 00:40:54

정우택 지사가 충북도의 민선4기이자 32대 도지사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앞으로 남은 3년을 위해서라도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정 지사는 행정고시 합격-경제기획원 근무-경제학박사 취득-해양수산부 장관-국회의원이라는 이력에서 ‘똑똑한 엘리트’와 ‘성장주의자’ 냄새가 풍긴다.

그래서인지 정 지사는 지난 2월 본인 임기 말인 2010년까지 지역 경제의 전국비중을 4%대로 높이고, 도민 1인당 소득을 3만 달러를 넘기기 위한 ‘경제특별도’ 건설 계획을 야심차게 선포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온갖 인맥을 동원하고, 공무원들을 독려하고, 유관기관들을 동참시키고, 외지 기업들을 설득해서 벌써 33개 기업으로부터 11조5천억원이 넘는 ‘괄목할 만한’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이 밖에 청주공항활성화 추진, 각종 도로망 확충, 기업활동 지원과 관련된 기금 및 조례제정 등 경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양극화 해소 등 ‘분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그는 “지금은 ‘부족한’ 상황이므로 일단 먹을 것(파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그 다음으로 나누는 문제에도 다 생각이 있다”고 소신 있게 말하고 있다.

또한 정 지사는 공직사회를 혁신하기 위해 5급 사무관인 계장들까지 직접 일선 업무를 맡는 팀제와 BSC 기반의 성과관리시스템을 과감하게 도입,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외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 지사도 시민단체, 언론, 의회와의 관계에서는 비판을 받는 부분이 많았다.

올 초 복지여성국장을 외부에서 발탁한 것은 용기 있고 참신한 결단이었으나 일부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에 부딪쳤다.

정 지사는 “공정한 선발이었다”며 강공으로 밀어붙여 결국 ‘인사특위’문제로 번져 의회와의 사이까지 나빠지게 됐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면, 국장을 교체하는 것은 두 번째 문제이고, 우선 그들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다음으로 지역 언론에서 몇몇 인사의혹과 도정의 각 분야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 도정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이 있는 정 지사가 도민과의 대화통로인 언론에 해명, 설득, 사과 등을 했어야 하지만, “이런 것까지 (크고 중요한 일도 많은) 내가 나서야 하느냐?”며 외면해 언론 경시, 도민 경시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도의회와 관련해서는 “의회를 도정 파트너로 존중하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정 지사는 의회가 본회의서 ‘인사의혹’을 거론하자 곧바로 언론에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인사의혹조사 계획서를 보내자 재의를 요구해 부결시키고, 의회 전문위원에 대해 의회와는 다른 방향의 임명방식을 공포하는 등 정면대결 내지는 ‘제압작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 지사가 1주년을 맞으면서 최대 현안인 복지여성국장 문제를 정리하고, ‘경제특별도’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교육강도(敎育强道)’ 정책을 들고 나오는가 하면, ‘화합과 참여 도정’을 강조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 그 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시민사회, 언론, 의회 등과의 소통 및 협조를 위해 민간인 보좌관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정 지사의 이런 의식 전환과 새로운 정책들이 효과를 내서 본인 희망대로 ‘도민이 20∼30년간 먹고 살 것’을 마
련케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박 종 천 /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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