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양육비 지원의 모순

2007.02.04 23:12:55

며칠 전까지도 출산축하금 정도의 성격이던 자녀출산시 10만원 지원금이 더 세분화되고 금액도 상당히 증액되어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입장에서 참 많이 반가운 뉴스이다. 하지만 좀 씁쓸한 부분이 있다.

지원내용 중 임신부 축하금(10만원)은 보건소 프로그램 3회 이상 참여자라고 명시돼 있다. 보건소 프로그램은 정확히 무엇을 언급하는지 알고 싶어 관련 사이트를 더 검색해보니, 아마도 ‘아기 마사지, 태교 교실, 이유식 교실…’등의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은 모두가 평일 공무원 근무시간 중에 진행된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부분에서 문제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일부 임산부가 출산 직전까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직장에 출근하는 경우 물론 자아실현을 목적에 두기도 하겠지만, 출산 후의 경제적인 부담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일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다면 직장에 다니는 임산부는 아무리 좋은 모성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접근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비정규직이나 일당제 종사자에 비해 전문직에 근무하는 임산부의 경우는 좀 수월한 면이 있다.

또 한편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은 임산부가 교통편이나 신체적 장애 등의 이유로 모성프로그램에서 이미 소외되고 있는 상황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부류에 속한 임산부가 볼 때는 모성프로그램 참여 자체가 어찌보면 팔자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림의 떡 일 수 있다는 게 현실이다.

낮에 첫아이와 보았던 콩쥐와 팥쥐의 한 대목에는 새엄마가 콩쥐에게 원님이 베푸는 잔치에 참석하도록 기꺼이 승낙한다. 하지만 너무도 반가워하는 콩쥐에게 풀기 힘든 숙제를 남겨준다. 깨진 항아리에 물 가득 담기, 자갈 밭 메기, 벼 석 섬을 찧기. 콩쥐에게는 두꺼비, 황소, 선녀님이 도움을 주지만….

직장에 출근하는 임산부와 여러 가지 여건으로 시 보건소의 모성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는 이미 소외된 그분들에게까지 선녀님이 나타나 주실지 의문이다.

/ 충주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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