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투자, 기법보단 원칙

2010.11.21 19:17:34

문보민

농협중앙회 충주시지부 국제재무설계사(CFP) PB팀장

최근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금융자산 10억 이상 보유자 수가 1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들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특별한 비결이 있었을까.

부자들에게는 특별한 기법이 있어 투자에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대다수 부자들은 기법보다는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부자들의 투자지혜를 하나 더 엿보면 돈보다는 사람을 먼저 본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은 성과가 좋은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금융회사와 거래하기 쉽다. 하지만 부자들은 높은 수익률 전망보다는 PB의 자질이나 태도를 먼저 파악하고 신뢰가 형성되고 나면 수익률 변동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장기적으로 믿고 맡긴다.

여기서 요즘 부자들의 관심이 높은 PB전용상품인 사모펀드를 소개해 볼까 한다. 사모펀드는 주로 은행과 증권사의 PB전용상품으로 49명 이하 고객의 돈을 모아 투자한다. 상품에 따라 적게는 20억, 보통 50억~100억원 단위로 투자가 이뤄진다. 고객에 따라 여러 사모펀드에 몇 천만원씩 분산 투자하기도 한다.

사모펀드는 같은 투자 목적이 있는 사람끼리 투자하기 때문에 갑작스레 대량 환매가 일어날 염려가 적다. 또 공모펀드처럼 설정액이 크지 않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최고 전문가들이 집중 배치돼 운용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무엇보다 자금만 있으면 수요자 위주로 상품을 설계할 수 있어 내가 원하는 때, 원하는 곳에, 좋은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사모펀드 투자는 점점 늘고 있다. ELF(주가연계펀드), ELS(주가지수연계증권), DLS(파생결합증권)형 사모펀드가 인기를 끈다. DLS 사모펀드는 설탕·금·은·니켈 같은 원자재나 농산물 가격에 연동해 상품을 만든다. DLS(파생상품형) 사모펀드가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 29%로 가장 많이 늘었다.

본사로부터 메신저를 통해 상품 공지를 받으면 각 영업점 PB가 자금을 모으는 식인데, 농협중앙회에서는 요즘 이런 종류의 사모펀드를 한 달에 4~5개 설정하고 있다. 모집 공지를 띄우면 당일 바로 예약이 다 차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전에는 기간을 정해 투자하는 방식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목표수익률을 정해 목표치를 달성하면 투자기간과 관계없이 수익을 실현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자문형 사모펀드도 유행이다. 증권사가 취급하는 자문형 랩과 운용 방식이 거의 똑같다.

투자시장 환경이 변함에 따라 과거 공모형 펀드는 투자자를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아직 주식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원금 보존 효과가 있는 사모펀드는 앞으로도 꾸준히 부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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