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3 교실은 '종합병원'

수능 끝나자 디스크·치질치료 병원행
극심한 스트레스 탈모까지…수험병 심각

2010.11.25 20:14:05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줄줄이 병원행이다. 그동안 미뤄왔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주로 수험생활 동안 발생하기 쉬운 디스크와 치질, 눈질환 등으로 정형외과와 항문외과, 안과 등을 찾고 있다.

청주지역 한 정형외과 관계자는 "수능이 치러진 지난 17일 이후 고3 연령대 환자의 내원율이 수능 전보다 30%가량 증가했다"고 했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허리통증이 쉽게 발생하고 이를 방치하다 허리디스크에 걸리는 수험생이 많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디스크 치료는 긴 치료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험 준비기간 동안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수능이 끝난 뒤 병원을 찾는 것이다.

또 사무직 종사자들이 자주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치질도 수험생들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의자에 오랜 시간동안 앉아있다 보니 항문에 중력으로 인한 압력이 높아져 치질에 걸리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한 항문외과 전문의는 수험생들이 입시스트레스로 소화불량과 배변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아 항문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디스크와 치질의 경우 수술 뒤 입원이 필요하다보니 일부 병원에서는 입원실이 부족해 밀려오는 환자를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탈모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수험생도 꽤 많다.

탈모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모 신경외과는 이달 상담 스케줄이 모두 찼다. 이중 상당수가 이번에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다. 병원장은 "수험기간동안 극심한 스트레스로 원형탈모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수능 뒤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은 "수험기간동안 병원에 갈 시간이 거의 없다보니 수능을 마친 고 3교실은 종합병원과 마찬가지"라며 "병원에 가겠다며 매일 조퇴를 신청하는 학생이 한반에 5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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