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3차 의료기관 지정 취소 위기

보건복지부 인증기준 미달…2012년까지 외과 신입 전공의 확보해야

2010.12.02 19:16:07

도내 유일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이 2011년도 외과 신입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오는 2013년부터 3차 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3차 의료기관은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으로 모든 진료과목과 고가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만약 지정이 취소되면 간·심장이식 등의 전문수술을 도내에서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수술은 3차 의료기관에서만 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허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개원 시 수익성이 좋고 의료사고 위험이 적은 내과,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정신과 등은 여전히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마감한 2011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결과 35명 정원에 36명이 지원, 1명이 초과됐다. 그러나 모집 과별 인기는 극과 극을 달렸다.

2명을 모집한 외과와 각 1명을 모집한 흉부외과·방사선종양과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반면 내과는 6명 모집에 9명이, 소아청소년과는 3명 모집에 3명이, 정형외과는 3명 모집에 4명이, 정신과는 2명 모집에 2명이 각각 지원하는 등 진료과별 양극화 현상을 뚜렷하게 보였다.

문제는 이런 쏠림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흉부외과의 경우 현재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외과는 지난 2년 동안 전공의가 없어 3·4년차 전공의만 각각 2명씩 있으며, 방사선종양과는 2년차 전공의만 달랑 1명이다.

그러나 인기학과 전공의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 내과는 23명, 소아청소년과 8명, 정형외과 10명, 정신과 8명의 전공의가 수련과정을 밟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들은 "이같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3차 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건복지부 기준으로 종합전문요양기관(3차 의료기관)은 필수전문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과, 영상의학과)에 1년차 이상 전공의가 반드시 상근해야 한다.

충북대병원 외과 3년차 전공의들이 모두 졸업하는 2012년까지 신입 전공의를 모집하지 못한다면 이 기준에 미달, 2013년에 3차 의료기관이 취소될 수 있다.

이미 지난 2004년 국립의료원과 아주대병원, 원광대병원, 동아대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인제대 서울백병원 등 6개 3차 의료기관이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해 퇴출경고를 받았다.

당시 국립의료원은 다른 기관으로부터 3년차 전공의를 파견근무 형식으로 지원받아 간신히 인정기준을 충족했다. 다른 5개 병원도 자체적으로 연봉인상 등의 방법으로 전공의를 확보함에 따라 퇴출 위기에서 벗어났다.

충북대병원 한 관계자는 "3차 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된다면 환자들은 오송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갈 것"이라며 "외과 전공의 확보가 어려운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외과 전공의 연봉이 1억원 넘는 서울아산병원은 12명 모집에 12명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내 의료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타과목을 선택하는 충북대병원 전공의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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