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인화론과 불변즉사론

2010.12.15 17:42:42

박노현

충북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경영학박사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에서 국내 최초의 박승직상점으로 시작하여 한 세기를 이으며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두산은 1993년1월4일 새 경영이념과 사원정신을 선언했다. 새로 제정된 경영이념은 고객은 우리의 스승이고 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며 혁신은 우리의 생활이고 인재는 우리의 보배이다, 또 사원 정신으로는 전문가적 자세(Professional), 열정적인 자세(Passionate), 긍정적인 자세(Positive), 긍지(Pride)등 4P를 제시했다. 이는 한마디로 그동안의 보수적이고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넌다는 신중한 사업태도에서 탈피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의미한다.

그러나 박용곤회장 경영관의 밑바탕은 선대 회장들로부터 물려받은 인화중시다. "사업은 사람이며 인화는 힘이고 팀웍은 조직의 원동력이다. 기업경영의 모든 방침은 인화가 그 밑바탕이 되어야한다. 인화란 상호 신뢰, 성실, 존경을 바탕으로 하는 협력관계이며 인화가 없으면 개개인별로 아무리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조직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실패와 파멸이 있게 마련이다." 박회장은 인화를 운용하는 데는 두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 인화는 단순히 대립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문제점을 얼버무림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해와 협조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서 이루어진다.

둘째 인화는 공평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공평은 획일적인 대우가 아니라 능력과 업적에 따라 신상필벌이 이루어져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풍토다. 또 종업원이 마음 놓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풍토를 중시한다. 박 회장은 기업경영이 그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전 종업원이 어느 만큼 지혜를 짜내고 얼마만큼 남보다 더 땀을 흘리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방적 지시와 위로의 권한 집중을 최대한 억제해야 기업이 발전한다고 믿고 있으며 인재중시의 경영관도 투철하다. 한마디로 기업의 성패란 결국 인력관리에 달려있다. 인화로 뭉쳐 개개인의 능력을 집약할 때 자기실현의 발판이 마련되고 여기에서 기업성장의 원동력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경영인 자기 자신도 기업에 잠시 머물러 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경영인은 결코 기업의 간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의 간판은 제품이고 제품은 잠시 머물러 있다가 가는 경영인과 달리 영원한 것이며 기업은 이익을 내야한다. 기업이 격변하는 국내외 여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체질강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 업무능력제고와 현장의 기능을 최대한 활성화 시키며 확고한 주인의식을 갖고 일에 임하기 위해 각종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자산의 효율적인 운영과 투자의 건실화에 힘써야한다. 기업의 저력은 관리능력의 바탕위에 풍부한 양질의 정보를 신속히 획득, 가공,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또한 그룹 내에 퍼져 있는 부서이기주의 등을 고질적인 병폐로 규정하고 직보 직소제도와 위와 아래로부터의 동시 입체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불변즉사,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경영관조차도 변화의 대상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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