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그런 '통큰넷북'… 인기비결은?

온라인 커뮤니티·SNS 등 지지 업고 '폭풍 인기'
성능·가격 타사 제품과 비슷…"브랜드 파워 덕"

2011.01.03 20:11:16

최근 유통업계의 핫이슈는 단연 '통큰 시리즈'다.

대형마트간 경쟁의 일환으로 시작된 가격파괴 전쟁은 저가 피자와 치킨에 이어 IT제품으로 치닫고 있다. '7일 천하'로 짧은 생을 마감한 '통큰치킨'의 바통을 '통큰넷북'이 이어 받은 것.

롯데마트 전국 78개 매장에서 20만원대 가격에 천대 한정 판매된 '통큰넷북'은 판매개시 5시간만에 동이 났다. 예상 밖 인기에 놀란 롯데마트 측은 '통큰넷북'의 추가 물량 2천대를 내달 초에 공급하기로 하고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20만원대의 '통큰넷북'. 과연 싸다고 무작정 살만한 물건인지, 인기몰이의 비결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통큰넷북' 살펴보니…=통큰넷북(모델명:N01D)은 10.2인치 액정화면에 1GB메모리와 160GB 하드디스크 등을 갖췄다. 인텔 GMA3150 내장 그래픽으로 16:9 와이드 화면을 구현하며, 배터리를 장착하고도 1.1kg이 넘지 않는 무게로 휴대성도 뛰어나다. 백신 McAfee와 130만화소의 웹캠도 기본으로 탑재했다.

CPU가 최신형 넷북에 비해 구형이지만, OS(윈도우7스타터) 기본 내장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인터넷서핑이나 간단한 문서작성에 성능상 문제가 없다.

하지만 넷북의 최대 강점인 휴대성에 있어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구형 CPU가 장착된 통큰넷북은 최신 넷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

통큰넷북의 CPU(아톰D410)가 최신형 넷북의 CPU(아톰N450)에 비해 배터리 소모량이 두 배이상 많고, 속도도 10%정도 떨어진다. 치킨으로 따지면 한등급 낮고 저렴한 생닭을 사용한 셈이다.

한 네티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30분 밖에 되지 않아 항상 어댑터를 챙겨야 한다"며 "이동성을 고려한 간단한 PC이용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태블릿PC를 구입하는게 낫다"고 사용소감을 전했다.

◇'통큰넷북' 인기… 왜?= PC업계 전문가들은 통큰넷북의 흥행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올해 중반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직격탄을 맞은 저가 넷북시장이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 PC업체들은 통큰넷북과 비슷한 성능과 가격의 넷북을 이미 선보인 바 있다. 실제로 30만원 미만의 넷북은 온라인쇼핑몰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DELL코리아 관계자는 "치킨과 피자와 다르게 꼼꼼하게 사양을 따지는 PC시장에서 통큰넷북의 성공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제품경쟁력이나 가격경쟁력보다는 통큰치킨의 후광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마트는 이 제품을 따로 홍보하지 않았지만 출시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이 '통큰넷북'이라는 별칭을 붙였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폭발적인 관심이 터져나왔다. '통큰'이라는 이름표 위력에 놀란 롯데마트 측은 최근 '통큰'을 상표출원, 본격적으로 독점 브랜드 육성에 나섰다.

PC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와 고성능 노트북 사이에서 입지가 애매해진 넷북이 살아남을 길은 가격경쟁력뿐"이라며 "가격과 함께 성능과 기능도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는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김지훈기자 juku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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