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을 뒤흔든 현대사 사건·사고 - (6) 충북선 부설·중부고속도로 개통

중앙. 경부선 잇는 산업철도

2007.11.01 08:56:20

1921년 충북선 철도 개통, 1970년 경부고속도로와 1987년 중부고속도로의 충북 관통, 지난 97년 청주국제공항 개항으로 육로에 이어 하늘길까지 열렸다. 충북은 이처럼 국토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호에선 충북의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한 충북선 철도 부설과 중부고속도로 준공의 역사를 짚어본다. / 편집자

■충북선 철도 부설
오늘(11월 1일)부터 꼭 86년 전인 1921년 11월 1일.
당시 중요 교통운수수단으로서 충북선 철도가 개통됐다. 조치원에서 청주에 이르는 구간이다.
조선중앙철도주식회사는 조치원~청주 간 22.7㎞ 구간을 1922년 3월에 착공했다. 이는 청주지역 경제에 호재였다. 1920년 당시 경제는 불경기로 대부분의 지역이 불황이었으나, 청주지역 경기는 이 같은 철도공사로 전에 없는 호황을 누렸고 대대적인 지역발전이 이뤄졌다.
이어 1922년 5월부터는 청주~청안(지금의 증평) 간 23.9㎞가 착공됐고, 이듬해 5월 1일 청안역에서 개통 축하회가 개최됐다. 이것으로 1단계 충북선 철도 부설은 완료됐다.
충북선 개통 당시 조치원~청주 구간은 하루 4회 왕복했으나 1927년에는 7회 왕복으로 늘었다.
청주~청안 구간은 개통 당시 4회에서 1927년에는 5회 왕복하는 등 이용객 증가에 따라 운행횟수도 증가했다.
당시 충북선을 부설한 철도회사는 조선중앙철도주식회사였으나 1923년부터는 조선철도주식회사가 충북선을 경영했다.
1단계 개통 당시 충북선은 조치원~오송~월곡~정봉~송정~청주~정하~정하~오근장~내수~청안 등 모두 10개 역이었다.
조치원~청안 간 충북선 철도 운행은 부설 이후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떠올랐다. 1921년 이후 충북선의 운송실적을 보면, 운송 여객인원과 화물량은 폭증하는 추세였다.
이 충북선의 중심은 청주역이었다.
충북선 각 역에서 출발하는 승객은 조치원과 청안에서 출발해 청주로 도착하고, 반대로 청주역에서 승차한 승객은 80% 정도가 조치원과 청안역에 도착해 각지로 흩어지는 인구이동이 있었다.
반면에 충북도내에서 반출되는 화물은 쌀을 비롯한 농산물이 주종을 이뤘고, 이들 농산물은 인천이나 부산 등지로 실려나가 일본으로 수출됐다. 이는 충북선이 일제의 농산물 수탈통로로 활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양식 충북개발연구원 충북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충북선이 해방 이전에는 주로 일제의 수탈수단으로 이용됐고, 해방 이후에는 중앙선과 경부선을 잇는 산업철도로서 주로 기능했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충북선의 충주 연장 개통은 일제의 식민지 조선 수탈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며 “일제는 1920년대에 조선 내륙 깊숙이 침투하기 위해 사설철도를 부설했는데, 그 결과 1930년대에 이르러 사설철도가 전국 곳곳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청안~충주 간 47.4㎞ 구간은 1927년 4월 22일 충주 사직산 기슭에서 기공식을 가졌고, 이어 1928년 12월 25일 충주역에선 지역유지, 철도 관계자, 신문기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개통식이 거행됐다.
충주역 개통은 그동안 남한강을 이용한 수운(水運)이 60%에 이르렀으나, 이를 육송(陸送)으로 전환해 충주지역 발전의 일대 전환점이 됐다.
이후 해방 후 정부가 산업개발·경제부흥의 연장선상에서 산업철도 부설에 나서면서 1958년 12월 31일 충주~제천 봉양 구간이 완공, 1959년 1월 10일 충북선 전통식(全通式)이 거행됐다. 충북선이 지금과 같은 면모를 갖춘 것이 바로 이때다.
<참고문헌 : 김양식, ‘충북선의 역사와 활용가치 증대방안 연구’>
중부고속도로.
주말인 지난달 27일 오전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의 차량이 점차 늘고 있다.
설이나 추석 등 민족 명절 연휴기간이면 으레 차량들로 몸살을 앓는 중부고속도로가 요즘 단풍철을 맞아 주말 가족 단위 나들이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강동구 하일동 하일나들목(IC)을 기점으로 해 충북 청원군 남이면 남이분기점(JCT)에 이르는 총연장 145.3㎞의 중부고속도로.
경기도 광주시·이천시·안성시와 충북 진천군·청주시를 경유해 청원군 남이면 남이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와 합류한다.
1985년 4월에 착공해 1987년 12월에 준공됐다.
1970년 준공된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 증가로 1980년대 초 일부 구간의 교통량이 도로의 교통처리 한계 능력을 넘어섰다.
정부는 이에 서울~대전 간 교통량을 분산시켜 자동차 고속교통에 대한 사회적 수요 충족과 지역 간 균형개발 촉진을 위해 중부고속도로 건설에 착수했다.
이 중부고속도로는 당초 충북과는 큰 인연을 맺지 못했다.
건설부는 청주국제공항 유치가 결정된 직후인 1980년대 중반 대전~서울 간 신설 고속도로를 설계했다.
노선은 대전~공주~안양~광명 등 서부인구 밀집지역과 공업지역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신설 고속도로의 이 같은 당초 노선은 청주공항이 들어설 예정지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게 됐다.
정종택(충청대 학장) 당시 국회의원은 신설 고속도로 노선이 국토의 서부지역으로 설계되자 청주공항 유치 당시에 이어 청남대에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다시 독대했다.
정 학장은 건설부 결정이 당연하긴 했지만 청주공항이 건설되는 상황에선 신설 고속도로 노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 학장은 청남대에 휴양을 온 전 대통령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정 학장은 “청주공항이 제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공항까지 접근하는 새로운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하는데, 건설부가 이 내용을 감안하지 않고 대전~서울 간 신설 고속도로를 서쪽으로 설계한다면 중복투자의 소지가 있다”며 “노선을 변경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전 대통령은 정 학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 자리에서 건설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신설 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을 지시했다.
중부고속도로 노선이 지금의 광주~이천~음성~진천~청주~청원으로 바뀌게 됐다.
정 학장은 “중부고속도로가 인구밀집지역을 지나는 것도 아니고 난공사 지역이 많아 공사비가 많이 드는 데도 지금의 노선으로 변경된 것은 청주공항 덕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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