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오송은 한민족 생명의 뿌리

2007.11.27 22:12:32

첨단과학단지와 생명과학단지를 지향하는 오창·오송 단지는 일찌감치 우리 겨레 생명의 뿌리가 되는 곳으로 확인되었다. 오창과학단지에 편입된 옥산 소로리에서 나온 49알의 볍씨는 1만3천∼1만5천년 전의 세계 최고 볍씨로 공인을 받았고 뒤이어 발굴 조사된 오송생명과학단지내 만수리 구석기 유적이 단양 금굴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1년 간 발굴 조사된 만수리 유적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중앙문화재연구원, 한양대문화재연구소, 한국선사문화연구원 등 4개 기관이 참여하였다. 전체를 14개지점으로 나누었는데 이중 이융조 박사팀이 이끈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절반에 해당하는 7개 지점(1,2.3, 11 ,12,13,14지점)을 맡아서 발굴조사 했다.

연합발굴 형태를 띠어 발굴결과에 의견이 어긋나기도 했다. 유적의 연대측정에 있어서는 OSL방법 등이 동원됐는데 그 결과 10만년 안팎의 결과를 얻는데 그쳤고 따라서 만수리 유적은 일부 전기구석기를 포함한 중기구석기 유적으로 자체 평가했다.

이런 시점에서 일본에선 국제 고고학 세미나가 열려 한양대가 발굴한 지점에서 나온 3점의 석기에 대한 연대 측정 결과가 일본 학자에 의해 발표돼 우리나라 고고학계의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한 마쓰후지 가즈토(松藤和人)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만수리 유적의 연대가 54만~56만년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만수리 유적에서 나온 주먹도끼, 주먹찌르개, 외날 찍개, 양날 찍개 등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물이 되는 것이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서 발굴한 석기는 8천200여점으로 전체 출토석기 9천100여점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물 출토층이 한양대에서 발굴한 지점의 문화층과 같아 이 석기를 동일시해 취급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처사다. 마쓰후지 가즈토 교수가 사용한 방법은 고지자기법(古地磁氣法)으로 과거 남극과 북극이 여러 차례 바뀐 물성을 이용한 연대측정법이다.

이 결과로 한반도 고고학계의 연구는 상당한 탄력을 받을 듯 하다. 국내 여러 구석기 유적 중 아직도 그 연대가 부정확하여 헤매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하기 때문이다. 종전 10만년∼15만년에 이르던 전곡리 유적 연대도 갑절인 30만년으로 소급해 올라갔다. 만수리 유적이 이보다 20만 년 전이라면 한반도에서 첫 인류가 정착했다는 정황을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논쟁으로 남아있던 단양 금굴의 70만 년 전 유적도 한층 설득력을 얻게됐다. 금굴의 맨 아래층은 70만 년 전인데 그 위층이 18만 년으로 밝혀져 너무 공백이 크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또하나의 성과는 석기의 발달과정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한국선사문화원에서 발굴조사한 12지점에서는 갈색찰흙층에서 여러 점의 안팎 날 주먹도끼가 나왔고 그 아래 암갈색사질찰흙층에서는 외날 뚜르개 등이 출토됐다. 석기의 제작기법으로 보아 외날 석기가 더 오래된 양식이고 양쪽을 모두 다듬은 안팎 날은 그 후에 출현한다. 석영(차돌), 규암 등을 돌감(재료)으로 한 만수리 주먹도끼, 주먹 뚜르개 등은 지금까지의 한반도 출토 석기의 제작 상한선을 갈아치우게 됐다.

그렇다면 고인류의 이동에도 의문점이 더해진다. 지금까지 인류의 기원설은 소위 노아의 방주형이라 일컫는 ‘단일지역 기원설’과 촛대형 모델이라는 ‘다지역 기원설’로 양분돼 있다. 단일지역 기원설은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설로 100만 년 전쯤 무슨 이유로 해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감행, 유럽 아시아 지역으로 퍼졌다는 학설이다. 다지역 기원설은 인류가 여러 지역에서 각기 진화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학설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장강(長江)주변에서 180만년, 200만 년 전 인류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는데 단일지역 기원설을 대입한다면 무슨 수로 이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한반도의 고인류도 중국이나 시베리아에서 왔다는 일방 통행설을 주장하기가 곤란하게 됐다. 단양 금굴이나 만수리에 살던 고인류가 만주나 서해를 거쳐 북경원인과 쌍방통행 했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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