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들어 주5일 근무제의 시행과 함께 여가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아름다운 산천을 찾아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주말이나 휴일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 근교의 산을 찾아 산행을 즐긴다. 이제 도시근교의 유명 산길에는 휴일마다 인파로 가득하고, 암벽등반이나 암릉을 오르는 사람들도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리지’라는 용어는 산릉을 이르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산릉보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바위로 이뤄진 능선, 즉 암릉을 말할 때 주로 사용되고 있다. 흔희 ‘리지등반’이라고도 불리는 암릉등반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다른 암벽등반 분야, 이를테면 ‘전통적 방식의 암벽등반’이나 ‘스포츠클라이밍’, 혹은 ‘인공등반’ 등과는 어느 정도 구분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 암릉등반을 하이킹보다 조금 어렵고 벽 등반 보다는 조금 쉬운 산행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산을 대하는 크게 잘못된 시각이다. 암릉 등반 역시 일반적인 산행 수칙은 물론이고 ‘전통적 방식의 암벽등반’의 기본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본격적인 암벽등반이다. 외국의 경우 암릉등반이란 구분이 따로 없다. 그것이 곧 암벽등반이기 때문이다. 암릉은 대개 정상 부근의 능선이나 주능선에서 가지 친 능선인 경우가 많아 계곡을 따라 이어진 일반 산길보다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 좋다. 또한, 암릉을 따라 오르면서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으며 일몰과 운해 등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보통의 걷는 산행에서 얻는 것보다 훨씬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대둔산은 1977년 전라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완주 8경 중 제1경으로 손꼽힐 만큼 경관이 수려하다. 특히 이 산의 정상인 마천대부터 산 중턱 부근까지 널려 있는 긴 바위 능선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리지 등반 코스다. 양파길·동짓길·우정길·연재대길·새천년길 등의 코스는 암릉등반을 즐기려는 산악인들로 항시 붐빈다. 특히 용문골에는 자신의 등반 능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암벽등반 코스들이 모여 있다. 양파길은 2001년 9월경 대전의 홍현 씨와 부부산악회가 개척을 마무리했다. 당시 대전 용전동에서 ‘양파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산악회 회장 김무길 씨의 환갑을 맞아, 그들 부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길이다.
양파길 들머리는 대둔산 집단시설지구에서 매표소를 지나 약 30분가량 오르면 첫 번째로 나타나는 매점이 있다. 이 매점 아래 돌 축대를 따라 왼쪽으로 돌아가면 희미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사면을 따라 약 500미터 가량 오르면 능선 상에 ‘출입금지 동심바위↔형제바위’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마천대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약 3분간 오르면 첫마디 출발지점이 나온다. 이곳 바위에는 노랑색 스프레이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대둔산 구름다리
모두 여섯 마디의 등반과 두 번의 하강으로 이뤄진 대둔산 리지 ‘양파’의 최고 난이도는 5.10a급 정도. 대부분 크랙과 페이스 등반으로 이뤄진다. 확보물이 잘 설치돼 있어 로프와 퀵드로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각 마디의 등반길이가 짧고 선등자가 후등자의 등반모습을 내려다보며 확보할 수 있도록 확보물을 설치해 초보자가 포함돼도 등반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세 번째 마디까지는 우회가 가능해 인원이 많거나 등반시간이 모자랄 경우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등반내내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 개척탑과 오른쪽으로 동심바위, 금강·신선 구름다리가 보인다. 또한 오른쪽으로 동지길 리지와 나란히 위치하고 있어 인원이 많을 경우 동지길과 동시에 등반하는 것도 재미있는 등반방법이 될 것이다. 각 마디의 출발지점에는 노랑색 스프레이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식수는 집단시설지구에서 준비해야 한다.
양파길은 등반하기위해서는 5.10d급 정도를 등반할 수 있는 선등자가 있어야 한다. 등반 길이가 짧기 때문에 60m 자일 1동이면 3명이 등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2인 1조이든 3인 1조이든 5피치 하강지점에 고정 자일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자일 두 동을 준비해야 한다. 프렌드는 필요 없으며 퀵드로 10개와 개인당 주마 1조가 필요하다. 3인 1조 등반시 3~5시간 걸린다.
자료제공 : 이마운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