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 객원기자의 산행이야기 ‘구왕봉‘ 877m (괴산군)

백두대간 줄기따라 가을이 저만치 가네...

2007.11.16 13:33:27

백두대간이 천하의 절경 희양산을 높이 솟구친 후 그래도 아쉬운지 다시 희양산과 비슷한 구왕봉을 세우고 달려가다가 악휘봉 장성봉을 지나 대야산 청화산으로 이어진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를 경계로 하는 희양산과 함께 동서로 나란히 위치한 구왕봉은 암산으로서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백두대간의 산이다.

구왕봉은 경북 가은읍의 유명한 고찰인 봉암사를 빼 놓고는 얘기가 안 될 정도로 이 절과 사연이 깊다. 봉암사는 신라 헌덕왕 5년(879년)에 지증대사에 의해 창건된 고찰로 학승을 가리키는 구산선문 중에 하나로 많은 고승들을 배출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봉암사 창건 설화에 지증대사가 심충이라는 사람의 권유로 봉암사 자리를 결정하고 그 자리에 있던 큰 못을 메울 때 용이 살고 있어서 지증대사는 신통력으로 그 용을 구룡봉으로 쫓았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이 구룡봉이 구왕봉이라고 하고 봉암사에서는 날개봉이라고도 한다. 또, 이 날개봉에 매년 소금단지를 묻어 기를 눌러 둔다고 한다.

1982년 6월3일 조계종에서 봉암사를 특별 수도원으로 제정·공고해 희양산 봉암사 일대를 성역화하기로 하고 일반일 등산객 및 관광객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봉암사를 경유한 구왕봉과 희양산 산행코스가 폐쇄됐다. 가장 많은 산사람들이 찾는 괴산군 주진리 은티마을 코스도 봄철(2.1일~5.15일)과 가을철(11.1일~12.15일)에는 입산을 통제(괴산군청 산림환경과 043-830-3424)하고 있다. 구왕봉 겨울산행은 급경사 암릉지대가 있으므로 보조자일을 준비해야 한다.
▶ 산행정보

연풍면에서 승용차로 10분정도 희양산 쪽으로 들어가면 ‘은티마을 농산물 집판장 휴게소’ 앞에 아스팔트로 포장이 된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 입구에 있는 은티마을 유래비를 둘러싸고 괴산군 보호수인 소나무 15그루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은티산장’이라는 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사과 과수원 사이로 난 포장길을 따르다보면 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난다. 오른쪽은 호리골재를 통해서 구왕봉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지름티재로 올라가는 길이다. 대부분 괴산군에서 잘 정비해놓은 지름티재 코스를 거쳐 호리골재로 하산한다.

20분쯤 오르면 정자가 서있는 희양산으로 오르는 삼거리다. 여기서 계속 오르면 채석장이었던 곳을 지나 옛날 고갯길 모습이 남아 있는 꾸불꾸불한 산길로 이어진다. 고갯길을 다 오르면 백두대간 능선인 지름티재에 도착한다. 여기서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가 구왕봉, 왼쪽은 희양산이다. 완만한 숲길로 접어들어 오르다가 암벽사이로 아찔한 절벽을 낀 홈통길을 바위와 나무뿌리에 의지해서 올라서면 조망이 좋은 너럭바위다. 산 전체가 거대 한 암벽으로 이뤄진 희양산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여기서 5분정도 가면 소금단지를 묻어둔 참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정상이다.
하산은 주능선인 백두대간 서쪽 능선 길을 따라 평탄하게 이어지다가 오른쪽 아래 절벽을 끼고 간다. 이때 이 절벽 위에서 보는 구왕봉의 북쪽 모습도 장관이다. 약 15분쯤에 바위 능선을 지나 다시 20분 동안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막이다. 두세 개의 작은 암봉을 지나 약 20분정도를 내려서면 제법 큰 무덤이 있는 곳에 ‘구왕봉 50분, 악휘봉 100분, 은티마을 20분’이라고 적힌 이정표가 나타난다. 무덤을 거쳐 직진하면 악휘봉으로 가는 백두대간길이고 무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은티마을 가는 하산길이다.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넓은 임도를 따라가면 호리골재와 지름티재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다.

은티마을(20분) - 산책로(40분) - 지름티재(20분) - 전망대(15분) - 정상(5분) - 마당바위(40분) - 무덤삼거리(40분) - 삼거리(20분) - 은티마을(약 3시간 20분소요)
▷ 교통

은티마을을 가려면 연풍에서 하루 3회(08:15, 13:10, 18:05 요금은 1천50원) 운행하는 아성교통(043-834-3351)을 이용한다.

연풍면소재지에 들어서서 송림당한약방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약 500m 진행하면 양수장 박스가 나오고 길이 두 갈래로 갈린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약 1km 정도 더 진행하면 은티마을에 도착한다. 마을 입구엔 대형주차장이 있다.
▷ 잘 곳

마을 입구 남근석 제단 앞에서 칡막걸리와 동동주, 녹두파전 등을 판매하는 주막집(011-490-5708). 민박을 겸하고 있는 산골집(833-5708), 은티집(010-3012-5648). 주차장에 있는 임산물직판장인 은티휴게소(833-2233). 은티팬션(833-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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