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 여성 구한 자차관리요원 신정호씨

평소에도 시민의식 투철…'용감한 시민상' 수상경력

2011.07.28 19:40:41

자살하려는 여성을 구한 청주시시설관리공단 주차요원 신정호(50)씨.

최초의 인명구조봉사단 '수인안전봉사회'에서 활동하기도

28일 오전 8시 30분. 무심천 돌다리 중간에 서있던 여성이 갑자기 물속으로 투신했다.

무심천 하상도로 주차관리요원인 신정호(50)씨는 업무 시작 전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다가 이 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재빨리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의 흐름을 파악해 여성이 떠내려오는 거리를 계산한 뒤 미리 그 위치로 가 두 팔을 벌렸다.

미동도 없이 떠내려오는 여성을 번쩍 들어올렸다. 몸을 뒤집어 물을 토하게 하자 약한 신음소리를 내더니 정신을 차렸다.

그렇게 소중한 한 목숨이 살아나게 됐다.

신씨는 여성을 구급차에 태우면서 따뜻한 조언도 했다.

"사람이 죽기가 쉽지 않습니다. 살 운명이신 것 같으니 이제라도 열심히 살아가세요."

신씨는 청주시시설관리공단 주차관리요원으로 들어온 지 3주밖에 되지 않은 신참이다. 이 일을 하기 전 보험회사에 다녔고 주말마다 스쿠버 다이빙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자살시도를 한 여성이 신씨에게 발견된 것은 어찌 보면 다행스런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구조에 일가견이 있으면서 시민의식과 봉사정신까지 갖추고 있었다.

해군 특수요원(UDT)출신이라는 경력과 함께 대한적십자 충북지사 수인안전봉사회에서 구조를 담당하는 봉사활동을 했었다. 수중인명구조의 최초 봉사단이었다.

당시에는 '119구조대'가 발족되기 전이어서 신씨는 구조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2년전에는 사창동에 있는 한 금은방에서 금품을 훔치고 달아난 범인을 쫓아 검거에 성공, '용감한 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신씨는 빨리 여성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머니에 든 핸드폰을 생각하지 못했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에 뛰어들다보니 핸드폰이 물에 젖어 다 망가져버렸다.

"오늘 마누라한테 엄청 혼나겠네요" 라고 말하는 신씨의 웃음이 더욱 빛나보였다.

인생을 비관해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신씨는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잖아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만큼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서 살아간다면 이런 끔찍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없어질 거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는 신씨는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이며.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숨은 구조요원'이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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