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보다 안정된 노후"…'연금복권 열풍' 뜨겁다

복권방마다 매진 행진…여성 증가
'1등 20년간 매달 500만원' 인기 원인

2011.07.31 20:10:44

29일 산남동 '두꺼비 복권방' 내 '6회차' 연금식 복권 판매대가 '텅텅' 비어있다.

판매를 시작한지 한달이 넘은 '연금식 복권'의 인기가 대단하다. 안정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지 복권방마다 연금식 복권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산남동에 위치한 '두꺼비 복권방'. 오는 3일 발표예정인 '5회차 복권'은 이미 지지난주에 매진된 상태였다.

주인 홍순하(여·44)씨는 "매주 화요일에 1천400장씩 연금복권을 들여오는데 그 주에 거의 다 팔리는 실정"이라며 "물량이 달리다 보니 1회차씩 미리 판매해 지금도 다다음주(8월10일)에 당첨자를 발표하는 6회차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6회차 역시 다 팔리고 몇 장 남지 않았다.

연금식 복권이 유난히 빨리 팔리는 이유에 대해 홍씨는 연금식 복권은 1등 번호가 나오면 그 앞뒤 번호가 2등이 되는 방식 때문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손님 대부분이 0번부터 9번까지 연속으로 10장씩 사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같은 시각. 연금식 복권을 사러 가게를 찾은 A(44·용암동)씨는 "청주에 사는 한 주부가 1회차 복권 1,2등에 모두 당첨됐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매회차마다 꾸준히 복권을 사며 당첨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1등에 당첨되면 매달 500만원씩(세전) 20년 동안 받을 수 있어 안정된 노후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경동에 있는 한 복권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주인 B(40)씨는 "연금복권은 로또와 달리 한정판으로 제작돼 먼저 사가는 사람이 우선이라 불티나게 팔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연금식 복권을 사가는 사람은 연령층에 관계없이 다양하다고 한다. 하지만 40~50대의 중·장년층은 꾸준히 복권을 사가는 편이고 남성에 비해 여성이 사가는 비율이 높다고 했다. 한 번에 거액의 돈을 받기를 원하는 남성과 달리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하는 여성의 성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모든 사람들이 연금식 복권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경비원 C(64·금천동)씨는 "국가에서 세금 걷어가려고 만든 또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복권은 복권"이라며 "로또같은 복권도 고액의 당첨금이 지급되다보니 가정불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연금복권도 사행심을 조장해 젊은 사람들을 복권에 의지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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