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가 몰고 온 생활백태

곰팡이 질환 환자 급증…생활악취 스트레스
농가·예식업계 '시름', 레인부츠 판매업체 '방긋'

2011.08.03 19:58:53

여름이면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로 일상생활이 달라졌다. 올해는 더 유난하다.

지난 6월부터 8월3일까지 64일 중 비가 내린 날은 37일이다. 이 기간 일수의 57%나 된다.

7월은 한 달 중 6일을 제외하고 최대 70mm까지 매일 비가 내렸다.

◇장마철 '곰팡이질환' 주의보

장마철이 되면 산발적으로 쏟아지는 비로 집안이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핀다.

이런 곰팡이들은 피부질환의 주범이다. 곰팡이 세균이 피부상처를 통해 침입하면 각질, 가려움증에 냄새까지 나는 '무좀', 피부가 검게 착색되는 '완선', 피부가 겹치거나 땀이 흐르는 곳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기는 '어루러기'와 같은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요즘 같은 장마철, 청주의료원에 '곰팡이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수는 평소보다 하루 평균 10~20명 정도 증가했다.

◇집안과 차량 곳곳에 퍼지는 '악취'

습한 장마철엔 유독 악취가 심하다.

습도가 높아 냄새가 멀리 퍼지지 못하고 지면 부근에 고이기 때문이다. 폭우에 집이나 차량의 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도 어렵고 통풍이 잘 되지 않아 퀴퀴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장마철 생활악취를 없애기 위해 방향제를 뿌리는 것은 좋지 않다. 악취와 방향제의 향이 섞여 또 다른 악취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최선의 방법은 '제습기'와 '소취제'를 이용해 습기와 냄새를 없애는 것이다.

유난히 긴 장마 탓에 제습기를 찾는 고객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는 게 청주지역 가전매장의 설명이다.

◇장마에 울고 웃는 사람들

침수피해를 입은 농가의 시름은 갈수록 커진다. 비 피해로 과일, 채소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까지 올라 마트와 슈퍼에서의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재래시장 내 노점상과 일용직 노동자는 더 죽을 맛이다. 비가 오면서 일용직 노동자는 일감 찾기 어렵고, 노점상들은 좌판을 펴기 어렵다.

예식업계도 '우울' 모드다. 폭염과 장마로 비가 많이 내리는 7~8월은 예비부부들이 식 올리기를 꺼려하는 비수기다.

청주웨딩연합회 관계자는 "5월과 10월엔 결혼식을 하려는 예비부부들의 예약이 많아 8개월전부터 예약을 해도 힘들 지경"이라며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는 7~8월은 한달에 10건도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산, 레인부츠 등의 장마철 용품을 파는 업체나 스팀청소기 업체는 '즐거운 비명'이다.

투박하고 촌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장화는 올해 긴 장마의 영향을 톡톡히 봤다. 멋과 유행까지 더해져 인기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레인부츠의 경우 지난해보다 매상이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강력한 스팀력으로 곰팡이 등을 제거하는 스팀청소기도 예년보다 10~20%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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