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겹살 먹다 느는 주름살

삼겹살 1인분 1만원 '울며 겨자먹기'
모범음식점도 수입산 국산 속여팔아

2011.09.22 20:19:49

유통업계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가격은 하락했지만,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가격은 오른 채로 '요지부동'이다.

요즘 삼겹살 식당 소매가는 1만원대. 먹자니 비용이 부담되고 안 먹자니 섭섭한 삼겹살 때문에 대다수 시민들이 '울며 삼겹살 먹기'를 하고 있다.

삼겹살 등의 축산물 가격상승은 2010년 말 발생한 구제역이 올해 4월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시작됐다. 소와 돼지 등의 살처분이 가속화되면서 물량이 달렸기 때문이다.

농협충북유통에 따르면 올해 3월과 4월 각각 1천900원, 1천480원이던 삼겹살 가격(100g기준)은 5월 2천780원으로 급상승했다. 6월엔 2천900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겹살이 금(金)겹살이 되는 순간, 삼겹살 식당도 가격을 일제히 올리기 시작했다. 비싸봐야 1인분(200g~250g)에 1만원을 넘지 않았던 삼겹살 가격은 최대 1만3천원까지 껑충 뛰었다.

더구나 충북지역 삼겹살은 전국평균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65개 시·구 2천318개 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충북은 1인분 가격이 평균 9천933원으로 나타나 전국평균인 9천439원보다 494원 높았다.

삼겹살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원산지 허위표기를 하는 식당도 늘어났다. 수입산 삼겹살을 쓰면서 국산으로 속여 팔고 가격은 국내 시세에 맞춰 올리는 수법을 썼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충북지원이 지난달 원산지 허위기재 업소를 단속한 결과, '모범음식점'과 '유명음식점'에서도 돼지고기 원산지를 속인 경우가 많았다.

청주시 흥덕구 'H' 음식점은 칠레산 삼겹살 143㎏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다 적발됐다. 식당을 믿고 찾았던 손님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직장인 A(32·가경동)씨는 "삼겹살 가격이 하락한 걸 뻔히 아는데도 식당들은 삼겹살 가격을 내릴 생각도 안 한다"며 "그것도 화나는데 수입산을 쓰면서 가격은 올려 받은 것에 더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7·8월 축산물 유통업계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가격(100g 기준)은 2천600원대로 떨어졌고 9월 현재는 2천350원으로 약 300원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삼겹살 식당 업주들은 도무지 가격을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다 해도 말뿐인 곳이 허다하다.

상당구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삼겹살 가격이 떨어져도 인건비, 임대료 등이 상승해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라며 "솔직한 심정으로 청주지역 내 삼겹살 가격이 동반 하락하지 않는 이상 가격을 내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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