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쇼트社 철수’ 당혹

5억달러 유치 대대적 홍보… 가동 중단

2008.01.10 00:30:30

충북도가 사상 최대 외자유치라고 홍보했던 오창산단내 독일 쇼트사의 국내 철수 계획이 알려지자 성과에 급급한 투자유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해 2월 공장 준공식 모습)

5억 달러(5천억원) 유치로 민선 4기 이전 충북도정 사상 최대 규모의 외자유치 성공 사례로 꼽힌 독일 쇼트글라스(쇼트디스플레이글라스)가 오창공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북도의 외자(투자)유치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외자유치 성과주의에 대한 지적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등의 입주업체 사후관리시스템 강화가 요구된다.

TFT LCD 유리기판 제조 업체인 쇼트글라스는 지난해 2월 오창외국인투자지역에 오창공장을 준공해 삼성전자, LG필립스 LCD 등에 납품해 왔다.

그러나 TV 등 대형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7세대 라인의 불량률이 높아 지난해 8월 가동을 중단하고 IT용 유리를 다루는 5세대 라인만 가동하고 있다.

또 합작회사인 일본회사 구라모토측이 지분(25%)을 쇼트측(75%)에 전량 매각하면서 독일 쇼트가 유럽·일본·한국 등의 4개 기업과 합작투자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쇼트글라스의 합작 투자 물색이 국내 철수설로 불거지자 당시 외자유치 최대 성공 사례로 적극 홍보했던 충북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도는 9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갖고 “합작투자는 가능하지만 시설매각(100% 철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한국산업단지공단 청주지사 관계자는 “업체 대표와 연락이 되지 않아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는 것인지 철수를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진위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쇼트글라스에 대해 외국인투자지역 29만7천522㎡(9만평) 무상임대, 법인·소득세 감면, 고용보조금·교육훈련보조금 2억2천만원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쇼트글라스가 투자계획을 포기(철수)할 경우 원상복구 또는 기부채납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고용보조금·교육훈련보조금은 회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자유치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도의 잘못된 정책에 의한 게 아니고 자체 경영능력에서 빚어졌기 때문에 외자유치에 차질을 가져온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쇼트글라스 공장 가동 중단과 철수설은 외자유치의 전반적인 검토와 함께 기존 유치기업에 대한 사후관리시스템 재점검의 숙제를 안겨줬다.

도는 매달 실시하는 경제브리핑을 통해 투자협약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시스템 구축 운영을 거듭 강조했다.

도와 시·군은 민선 4기 이후 투자협약 체결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카드를 작성하고 도, 시·군에 1명씩의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투자이행 상황과 투자애로 사항, 인·허가 행정절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쇼트글라스 사태는 민선 4기 이전 기업에 대해서도 사후관리시스템 구축·운영을 통해 기존 유치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강신욱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