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나가야 할 방향은?

"지방은행 설립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
"필요하다" 대세…설립 방식은 '온도차'
경제불안·금융 재편기 등 악재 정착 의문
구체적 실행방안 마련 페이스 조절 신중해야

2012.08.08 20:11:17

■글싣는 순서

<상>지방은행 설립추진 왜하나

<중>공조·실행방안… 과제 산적

<하>나아가야 할 방향은

충청권 주민 대다수가 지방은행 설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전발전연구원이 최근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의식조사 설문에 참여한 충청권 주민 583명 가운데 189명(32.4%)이 '매우 필요하다', 271명(46.5%)은 '대체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방은행이 필요한 이유로는 응답자 464명 가운데 197명(42.5%)이 '영세상공인 및 서민계층 지원', 128명(27.6%)은 '지역 중소기업 육성 및 지원'을 꼽았다.

지방은행 설립 주체는 응답자 580명 가운데 54.5%인 316명은 '지역상공회의소+시민단체+자치단체가 협력해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설립 방식으로는 응답자 582명 가운데 277명(47.6%)이 '대전,충북,충남,세종을 통합해 1개의 단일 지방은행 설립'을 꼽았다. 응답자 중 176명(30.2%)은 '과거 충청은행과 충북은행이 각각 존립했던 것처럼 대전-충남(세종)을 합쳐 1개, 충북 1개로 구분해 설립'하는 방안을 손꼽았다.

이 의식조사를 미뤄볼 때 충청지역민들이 대체적으로 지방은행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은행은 지역금융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지역의 고용 및 소득창출, 지방정부 세수확충, 은행수익의 지역환원과 지역사회 개발, 지역산업 지원 등으로 지역발전 기여도가 월등히 높다.

중소기업 대출비율을 비교하면 지방은행 소재지역의 대출비율이 없는 지역에 비해 10%이상 추세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와 지역발전에 기여도가 높다.

지방은행은 부설연구소 등을 통해 지역금융경제 정보센터와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고 지방채발행과 지역산업지원 협력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전제로 할 때 지방은행 설립의 당위성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지방은행 설립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만만찮다. 세계경제 불안이 국내경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는데다 시중은행 또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규모를 대형화하고 있어서다.

한마디로 현재 금융산업은 재편기를 맞고 있다. 이 때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이 과연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방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최소 자본금 250억원 확보 방안과 주주구성계획, 대주주에 관한 사항, 지방은행 설립 후 운영방안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설립 시 최소 자본금을 제외한 추가비용이 프로그램 개발과 임대료, 인건비 등 최소 1천억~3천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자본금과 추가비용을 제외하고 적정규모의 자본도 필요하다. 이를 어떻게 모을 지와 유상증자를 자기자본으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도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지방은행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기업과 지역민이 애향심을 갖고 지역은행을 이용해야 되는데 기존 거래하던 금융기관을 등지고 지방은행을 이용할지도 의문시 된다.

충북에 입장에선 충청권 4개 지자체가 공동 참여하는 방식의 지방은행 설립이 지역 경제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부터 해야 한다.

1998년 IMF 이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30년 만에 문을 닫은 대전에 본사를 둔 충청은행은 충북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청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청주상공회의소, 충북경제포럼, 충북발전연구원 등 충북의 4개 경제단체 대표들이 최근 간담회를 열어 "대전시가 주창한 충청권 지방은행은 충북에 실익이 없고, 이를 대선 의제화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충북의 독자적인 지방은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나선 이유다.

은행 설립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암중모색'과도 같은 현 단계에서는 지방은행 설립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느냐가 더 중요하다. 충북도는 자생력 있는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선 더 '페이스' 조절에 신중해야 한다.

현실여건을 간과한 채 의욕만을 앞세우면 더 큰 부작용으로 돌아 올 가능성이 높다.

지방은행 설립의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자생력을 확보한 구체적인 설립방안부터 마련한 뒤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끝>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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