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대교 투신소동' 성범죄 우범자 자살

유족 "경찰이 인권유린·뇌물 제공" 주장
경찰 "어려운 가정형편 생각 도와준 것" 반박

2012.08.29 20:15:19

"경찰이 인권유린 사실을 입막음하려 뇌물을 줬다"며 숨진 A씨의 부인이 공개한 돈 봉투와 복숭아 상자. 돈 봉투에는 5만원권 10장이 들어 있다.

ⓒ백영주기자
속보='경찰의 인권유린'을 주장하며 청주 서문대교에서 두 차례나 자살소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29일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경찰이 단란했던 가정을 파괴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5일자 인터넷판>

A(53·청주시 흥덕구 수곡동)씨는 이날 오전 5시50분께 자택 인근 벚나무에 목을 매 숨졌다. 유서 등 특별한 물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앞서 24일과 25일, 청주 서문대교에 올라가 "경찰이 집에 찾아와 나를 '성범죄 우범자'라며 27년 전 사건을 들춰냈다"며 "가족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돼 죽고 싶다"고 자살소동을 벌였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A씨의 부인은 "지난 11일 정복을 입은 경찰들이 집에 찾아와 남편과 현관 밖에서 대화를 했다"며 "벌어진 문틈 사이로 남편이 성범죄라는 사실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를 계기로 심하게 다퉜고, 부인이 딸과 함께 친척집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이후 A씨가 심하게 괴로워했다는 게 유족과 지인들의 전언이다.

A씨의 부인은 경찰의 사건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그녀는 "서문대교 자살소동 후 관할 지구대장이 찾아와 50만원이 든 봉투와 복숭아 한 상자를 놓고 갔다"며 "남편의 인권유린 사실을 입막음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의 말은 달랐다. 관할 지구대장은 "우범자 실태조사를 하라는 충북지방경찰청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이 A씨의 집을 방문했었다"며 "가족들을 의식해 건물 밑층에서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현관 앞에서만 정복을 입은 채 위화감을 조성했다"는 유족들의 말과는 엇갈렸다.

뇌물 제공의혹에 대해선 "내가 아니라 A씨의 우범자 실태를 조사했던 B경위가 어려운 가정 형편을 생각해 도의적으로 도와준 것"이라며 "오히려 A씨가 수백만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유족과 관할 지구대의 주장이 엇갈리자 이른 시일 내 감찰을 벌이기로 했다.

/ 백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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