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유치장 배식구'를 사수하라

대구 탈주 사건으로 충북경찰 일일이 측정
머리·몸 등 넣어 보며 크기 점검하느라 진땀

2012.09.19 20:01:15


"가로 24㎝, 세로 12㎝ 우리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휴∼ "

충북 도내 유치장마다 줄자를 든 경찰관이 몸을 웅크린 채 바닥 높이의 유치장 배식구 크기를 측정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일부 경찰관은 배식구에 직접 머리를 밀어 넣어 보기도 하고 몸 일부분을 넣기도 하는 등 배식구 크기를 몸소 체험하느라 진땀을 뺐다.

충북경찰이 대구발 유치장 탈주 사건으로 도내 모든 유치장의 배식구 크기를 일일이 측정하는 등 유치장 일제점검에 나서며 웃지 못할 풍경(?)이 벌어졌다.

19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충북경찰은 지난 17일 대구 동부경찰서유치장에서 강도상해 용의자가 탈주함에 따라 18일부터 도내 5곳 유치장 시설에 대해 일제점검을 벌였다.

이번 점검에서 경찰은 유치장 또는 유치인 관리에 문제 발생 소지가 있는 시설과 환경에 대한 중점 점검, 근무자의 근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대구 유치장 탈주범이 배식구(가로 45㎝, 세로 15㎝)를 빠져나와 1층 창문의 창살 틈(가로 79㎝, 세로 13.5㎝)을 통해 탈주함에 따라 이들 부분의 크기를 일일이 중점적으로 측정했다.

점검 결과, 도내 대형 유치장(제천서, 영동서) 2곳을 포함해 도내 5곳의 유치장 가운데 대구 동부서 유치장 크기와 가장 비슷한 곳은 청주흥덕경찰서로 확인됐다.

청주흥덕경찰서 유치장의 배식구 크기는 가로 40㎝×세로 13㎝로 측정됐다. 이 밖에 청주상당경찰서 가로 27.5㎝×12㎝, 충주경찰서 28.5㎝×11㎝, 제천경찰서 27㎝×14, 영동경찰서 24㎝×16㎝ 등이었다.

유치장 배식구 측정에 나섰던 한 경찰관은 "배식구를 줄자뿐 아니라 몸으로 측정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큰 문제는 없었지만, 쥐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유치장 설계 규칙'에는 유치장 배식구 크기를 규정하는 별도의 조항이 없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조만간 이를 보완해 규격화할 수 있는 지침을 일선 경찰서에 내려보낼 방침이다.

한편 지난 17일 강도상해 혐의로 대구 동부서 유치장에 수감 중인 최갑복(50)이 유치장 내 배식구 등을 통해 탈주해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백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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