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우는 단양'…방사된 토종여우 부상

불법 밀렵 증가·최근 경제난과도 큰 관련
덫·올무 수거실적 4년 전보다 2배나 '껑충'
2천억원대 시장…꾼들 불법알면서 또 설치

2012.11.25 18:43:23

밀렵도구 창애에 다리부상을 당한 소백산 토종여우 수컷에게 붕대가 감겨져 있다.

'토종 여우가 불법엽구에 부상을 안 당했으면 여우우는 단양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 엽구(獵具)를 설치행위는 도리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현상에 대해 계속되고 있는 서민들의 경제난과도 관련이 있다는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국립공원소백산 단양 사면에 방사된 토종여우 수컷이 창애(덫의 일종)에 의해 다리 부상을 입은 것과 관련해 지난해까지의 단속 실적을 발표했다.

표= 불법엽구 수거실적

단위(개, 점)

그 결과, 창애(덫 포함), 올무, 뱀그물 등의 불법엽구 수거 실적이 4년 전이 2007년에 비해 대부분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수거실적과 설치행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나, 밀렵이 줄지 않고 도리어 성행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창애는 지난 2007년에는 전국적으로 628개가 수거됐으나 지난해에는 거의 2배에 가까운 1천126개가 회수됐다.<사진>

창애는 충청도에서는 '차우' 또는 '차구'라고 불리는 것으로, 그 용도에 따라 노루창애, 너구리창애, 쥐창애 등으로 불리운다.

올무는 그 정도가 더 심해 2007년에는 1만417개가 회수됐으나 지난해에는 2배가 넘는 2만4천436개가 수거됐다.

뱀그물도 상황은 비슷, 2007년에는 2만9천여m(51개)가 수거됐으나 지난해에는 5만3천여m(363개)가 회수됐다. 이에 따라 전체 수거횟수도 2007년 955건에서 지난해 1천58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정부는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야생동물 밀렵행위와 그에 따른 밀거래 행위를 대대적 단속해 왔다.

그럼에도 불법엽구 설치 행위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보신주의에 따른 강장용 수요 △장식을 위한 박제용 소비 △야생동물이 민법상 무주물(無主物)인 점 등이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아가 근래들어서는 계속되고 있는 경제난이 일부 서민들을 '밀렵의 경제적 유혹'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창애(덫) 모습으로, 한번 걸리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지역 한 환경생태 전문가는 "아직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따라서 전국적으로 대략 2천억원대의 밀렵-밀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추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주민들이 야간이나 날씨가 안 좋은 날을 이용해 불법엽구를 지속적으로 설치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위치추적장치와 같은 첨단기기를 이용해 밀렵을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위치추적장치에 의한 사냥은 일단 개의 목에 이 장치를 달은 후 풀어놓는 후 개가 사냥에 성공, 한 곳에 머물고 있으며 현장을 찾아내 야생동물을 수거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 소백산맥 단양사면에 방사됐던 토종여우 수컷도 최근 불법엽구인 창애에 의해 부상을 당했다. <사진>

전파수신음이 끊긴 것을 확인한 종복원기술원의 신속한 대처로 다리 골절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최근의 밀렵행위 성행이 다시 확인됐다.

한편 소백산 토종여우 수컷은 암컷과 달리 백두대간을 북에서 남(경상도 사면)으로 넘지 않지 않았다.

대신 수컷은 북쪽사면을 따라 방사지인 다락리에서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구인사 인근)까지 직선거리로 12㎞를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만약 토종여우 수컷이 창애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여우가 우는 충북 단양'이 됐을 확률이 한층 높아질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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