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은 물론 사찰에서도 기념식수를 하다

2013.04.04 15:13:09

조혁연 대기자

'이는 삼가 경모궁(景慕宮)에 나무를 심은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궁 안 동산으로부터 주변 사방 산들에까지 모두 소나무, 삼나무, 단풍나무, 녹나무, 매화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버드나무 등을 심었는데 궁관(宮官)에게 명하여 심은 나무의 총 숫자와 살아 있고 죽은 나무의 실제 수효를 매 계절 초하루에 수정하여 아뢰도록 하여 아침저녁으로 살펴보는 자료로 삼아 어버이를 공경하는 소자의 뜻을 붙였다.'-<홍재전서>

정조가 경모궁에 나무를 친히 심고 이의 소감을 적어놓은 글이다. 홍재전서는 정조의 시문집으로, 그 분량이 184권 100책일 정도로 방대하다. 이처럼 조선시대도 나무심기 행사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임금들은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사찰에서 기념식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태조 이성계는 말년을 경기도 양주 회암사에서 보낼 정도로 불심이 깊었다. 그도 손수 나무를 심으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 마지막 임금인 순종도 그런 성향을 지녔다. 하나의 사료 안에서 두 사례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

'석왕사(釋王寺)에 있는 어필각(御筆閣)과 태조 고황제(太祖高皇帝)가 직접 심은 소나무를 봉심하고, 각 불각(佛閣)과 양어장, 온천 약수 등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방문을 기념하기 위하여 친히 어린 소나무 한 그루를 단속문(斷俗門) 바깥에 있는 만춘각(萬春閣) 옆에 심었다. 이어 하룻밤을 묵었다.'-<순종부록>

정조의 사랑을 받았던 다산 정약용은 식목한 내용을 표로 만들어 보고하기도 했다.

'신이 물러나와서 연표를 만들되, 가로 12칸을 만들고 7년을 12칸에 배열하였다. 세로 8칸을 만들어 8읍(邑)을 배열하였다. 1칸마다 그 수를 기록하고 그 총수(總數)를 계산하니, 소나무[松]ㆍ노송나무[檜]ㆍ상수리나무[橡] 등 여러 가지 나무가 모두 1천 200만9천712그루였다.'-<홍재전서>

조선시대에도 능은 물론 벌채한 곳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

조선시대에는 지방에서도 나무를 자주 심었다. 그러나 이는 벌채한 곳을 인공조림하는 성격이 강했다. 벌채는 주로 남한강과 북한강 그리고 해안가 송림에서 많이 이뤄졌다. 그러나 수계 주변이 민둥산으로 변하자 좀더 내륙으로 들어갔다. 우리고장 제천 박달재도 여기에 포함됐다.

'영건 도감(營建都監)이 아뢰기를, "제천(堤川) 박달산(朴達山)에서 벌채한 재목의 원경단자(圓徑單子)를 인하여 전교하시기를 '이 재목의 값이 15동(同)인가 살펴 아뢰어라. 그리고 1천 그루를 더 벌채하여 쓸 일을 상세히 의논해 조처하라.'고 하셨습니다."-<광해군일기>

참고로 우리라에서는 1948년 제정되어(1)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건'에 의해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1960년에 3월 15일을 '사방의 날'로 지정하면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이듬해 공휴일로 부활되었다.

1973년 각종 기념일등에 관한 규정으로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견해가 있었으나 청명, 한식 등과 겹치는 날이라 하여 공휴일로 유지됐다.

그러나 2005년 7월부터 시행된 대한민국 행정기관의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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